닫기

해군 전 보급창장 A씨, 군내 직위 이용해 ‘골프채·명품구두’ 등 금품수수…피해자들은 진급 유보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atooauto.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002010000809

글자크기

닫기

지환혁 기자

승인 : 2024. 10. 02. 11:53

GettyImages-jv12577179
/게티이미지뱅크
해군에서 보급창장을 맡았던 A씨가 군 내 직위를 이용해 부하 장교들에게 인사권을 운운하며 금품을 뜯어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해군은 A씨를 지난 8월 직위해제하고 수사에 들어갔지만, 피해자인 부하장교들까지 수사대상에 올리면서 진급대상이었던 피해자들이 진급에서 유보시키는 불이익을 당해 논란이 되고 있다.

2일 해군과 감사원 등에 따르면 해군대령 출신 전 보급창장 A씨는 지난 8월 말 직위 해제됐다. A씨는 2018년부터 해군 대령으로 보급창장으로 복무했고, 2021년부터 해군본부 보급병과장을 맡으면서 인사와 관련된 영향력을 과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보급병과 후배장교들에게 보직, 진급 등을 빌미로 239만원 상당의 금품을 강요해 수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부하장교들의 의사에 반하여 주말 등 공휴일에 본인 배우자와의 골프에 참여하도록 부당하게 지시하거나 요구했다. 휴일 골프 후에 가진 저녁 식사 등의 비용을 평일에 업무추진비를 집행한 것처럼 허위로 처리하게끔도 했다.

A씨는 당시 해군참모총장과 친분을 과시하며 진급심사나 보직이동을 앞둔 부하장교들에게 수시로 커피, 식사 비용을 결재하도록 하거나, 2만~3만원 상당의 물품을 요구했다. A씨는 평소에도 "내가 니들 진급시키는건 어려워도, 고춧가루는 뿌릴수 있는거 알지?" 등의 진급관련 발언을 수시로 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A씨는 2020년 7월경 해군 보급창장으로 근무하면서 매년 7월에 실시하는 후반기 병과 인사추천위원장으로 사실상 내정된 사실을 알고 있는 함대사령부 소속 소령 B씨에게 "그래 가지고 진급하겠냐?, 니가 진급하기 싫구나?"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골프채 관련 링크를 메신저를 통해 공유하고 "혹시 이거 56도를 기부하실 의사는?"이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후 B가 같은 날 "ㅎㅎㅎ 물건을 먼저 확보하겠습니다"라고 답하자 A씨는 "지켜보겠음 소요시간을"이라고 사실상 B씨에게 골프채를 요구했다. 결국 당시 보급창 주임원사를 통해 14만9000원 상당의 골프채를 수수했다.

A씨는 2021년 6월 해군본부 참모부 차장 재직시 B씨와 계룡대체력단련장에서 골프를 치면서 "이번에 진급 준비 잘하고 있냐?, 이번에 진급 관련 병과장 의견서 곧 쓸 것이다, 총장님과 내가 아주 친하다"고 해군참모총장과 친분을 과시한 뒤 같은 달 "정장용 구두 구해봐라"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B씨가 답변이 없자 A씨는 "답 안하나, ㅅㅋ야, 좋은거루 잘 구해봐 ㅅㅋ야, 너의 수준을 보자"고 하는 등 적극적으로 정장용 구두를 요구했다. 결국 같은해 7월 진급심사에서 불이익을 받게될 것을 우려한 B씨가 택배로 보낸 시가 119만원 상당의 구두 1켤레를 자신의 집에서 배달받아 수수했다

이를 비롯해 A씨는 한약, 의류 등을 요구해 다수의 물품과 금액을 수수한 사례도 드러났다. 감사원이 A씨가 직무와 관련해 부하 장교들로부터 받은 것으로 확인한 금액만 239만원에 달했다.

이에 해군은 A씨를 직위 해제하고 해군본부 검찰단 주관으로 입건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다만 해군은 금품수수와 관련해 수사하면서 피해자인 부하 장교들까지 수사선상에 올려놓고 진급 대상인 장교들을 올해 진급심사에서 유보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들까지 수사 대상으로 적시하면서 공직자 신분 특성상 작은 징계하나도 진급, 연금 등 치명적인 피해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 피해 장교들이 추가적인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군 내부에선 보고있다.

이에 대해 해군은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부하 장교들에 대해 처분은 현 시점에서 결정되지 않았다라는 입장이다.

해군 관계자는 "뇌물 혐의는 뇌물 공여자와 수뢰자를 함께 수사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부하 장교들은 올해 진급심사에서 일괄 배제된 것은 아니고 '유보'된 것"이라고 했다.
지환혁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