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2명 벌금형 집행유예 확정
지난 6월에 벌금 15억 선고도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하도급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HD한국조선해양 직원 A·B·C씨에게 벌금형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14일 밝혔다. HD한국조선해양 법인에 부과한 벌금 2000만원도 확정됐다.
이들은 2015∼2016년 선박용 디젤엔진 피스톤 등 부품을 제조·공급하는 한 협력업체를 상대로 4M 관련보고서, 관리계획서, 검사표준서, 검사성적서, 지그개선자료 등 기술자료 제공을 요구하고, 경쟁업체에 해당 자료를 제공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검찰은 HD한국조선해양이 원가 절감 차원에서 부품 이원화를 위해 이 같은 자료를 요구한 것으로 봤다.
하도급법은 정당한 이유없이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를 본인 또는 제3자에게 제공하도록 요구하는 것을 기술유용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이들은 재판 과정에서 협력업체의 품질 개선이나 검증 차원에서 해당 자료들을 요구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1심 재판부는 그러나 "피스톤 등 제조와 관련된 정보나 노하우가 세세하고도 전반적으로 기재된 기술자료 제공 없이 제조 위탁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워 기술자료가 불가피하게 필요했다거나 기술자료의 제공 범위나 방법 등에 있어서도 필요최소한도에 그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이들이 평소에 협력업체 품질 관리에 적극적으로 관여해 왔고, 관련 자료가 이원화 업체로 넘어갔다는 증거가 발견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벌금 100~300만원에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이어진 2심 재판부 역시 1심 판단에 대체로 수긍하면서도 B씨의 경우 제출받은 4M 관련보고서와 관리계획서를 ERP 시스템에 양식에 맞춰 입력해달라고 요구한 것에 불과해 자료 제공 요청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나머지 A·C씨와 회사가 2심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하도급법의 술자료 유용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상고를 기각했다.
한편 HD한국조선해양은 협력업체를 상대로 단가를 일률적으로 인하하도록 강요한 혐의로도 별도 기소돼 지난 6월 1심에서 벌금 15억원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