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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안 변하면 죽는다”…KT 혁신 ‘정면돌파’ 나선 김영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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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찬모 기자

승인 : 2024. 11. 04. 16:21

4일 사내방송으로 '인력 재배치' 취지 설명
'AICT 기업' 전환 강조…"역량·사업·인력구조 혁신해야"
일부 경영진 '전출 강요'엔 "송구하게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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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섭 KT 대표는 LG그룹 IT계열사 CEO 재직 시절 '구조조정 전문가'로 불렸다. 그런데 여기엔 오해가 있다고 한다. LG 관계자들은 "정확히는'구조조정' 전문가가 아니라 '구조혁신' 전문가가 맞다"고 입을 모은다. 인위적 인력감축과 같은 구조조정이 아닌, 회사의 미래 방향을 제시하고 이에 맞춰 체질(구조)을 바꾸는 혁신에 특화된 CEO란 설명이다.

지난해 8월 KT CEO로 취임한 김 대표가 1년2개월 만에 내놓은 'AICT 기업 전환'도 구조혁신 방안이다. 통신기업으로서 기본 축을 유지하되, AICT(인공지능+정보통신)로 탈바꿈해야 미래 생존을 담보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변화에 둔감한 '늙은 공룡'을 빠르고 효율적인 '랩터'로 바꿔야 지속 성장할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달 15일 '자회사 2곳 신설 후 인력 재배치' 계획을 내놓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이 계획 추진과정에서 사내 분위기가 어수선해지자, 김 대표가 직접 설득 작업에 나섰다.

◇"구조혁신 미루면 생존불가"
4일 KT에 따르면 김 대표는 이날 사내방송을 통해 인력 재배치 계획과 관련한 임직원 설명회를 열었다. 70분가량 진행된 설명회에서 김 대표는 최근 일부 경영진이 '전출을 강요했다'는 논란이 인 데 대해선 공식 사과했다. 그럼에도 인력 재배치를 통한 AICT 기업 전환을 늦출 수 없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가 던진 메시지는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절박함이었다.
김 대표는 "취임 후 대한민국 제1 기간통신사업자로서 위상을 회복하고, 격차를 벌리는 기업으로 성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AICT 기업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심각한 국면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확한 시기에 정확하게 구조의 혁신을 이뤄내는 기업이 최고의 자리에 계속 존재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를 위한 '역량·사업·인력구조' 혁신도 강조했다. 조직 전체가 AI 역량을 강화하는 혁신을 해야 하고, B2B(기업간거래) 사업에서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인력구조 혁신과 관련해선 "현장 인력의 70% 이상이 50대 이상으로 정년 도래 이후를 고려해야 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통신망의 안정성을 강구할 구조를 만들기 어렵다"고 말했다. 시장과의 임금 격차에 따른 신규 채용의 어려움도 피력했다. 이날 김 대표는 추가적인 보상 방안 등은 내놓지 않았지만, 전출자가 경제적 효익 측면에서 손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인력 재배치가 일방적 강제퇴직이 아닌 '계속 같이 일하자'는 제안이란 점도 거듭 강조했다.

◇"지금이 체질개선 적기"
업계에선 AI 시대 대응은 통신뿐 아니라 모든 기업의 절체절명의 과제로 김 대표의 구조혁신은 맞는 방향이라고 입을 모은다. 구조혁신을 구조조정으로 받아들이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KT의 이번 인력 재배치 계획이 강압적 방식이 아닌 합리적 합의모델이라는 점에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김 대표는 LG CNS CEO 시절에도 구조조정이 아니라 서버 중심 사업구조를 클라우드 중심으로 바꾸는 혁신을 추구했다"며 "2022년 LG CNS 영업이익이 3854억원으로 김 대표 취임 직후와 비교해 359% 급증한 비결이 이것"이라고 말했다.

KT 안팎에선 안정적 성장을 위해선 체질개선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 상반기 KT 본사 인력은 1만8600여명이다. 경쟁사인 SK텔레콤은 5200여명, LG유플러스는 1만500명 남짓이다. 2~3배이상 직원 수가 많다. 직원 고령화도 심각하다. KT 직원의 근속연수는 평균 22년으로 SK텔레콤(13.1년)과 LG유플러스(10.2년)보다 훨씬 높다. 직원 숫자가 많지만 수익 지표는 낮다. 올해 KT의 별도기준 영업이익률(전망치)은 6.87%로 SK텔레콤(12.54%), LG유플러스(7.04%)보다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KT는 저수익 사업 정리, 본사 인력 자회사 재배치 등을 통해 비용 절감과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며 "2030년까지 자연 퇴직 인력이 연간 500명 내외로 추산되는데 이에 따른 인건비 절감 효과도 향후 몇 년간 의미있게 나타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연찬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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