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고성국 칼럼] 법이 무너지면 나라가 무너진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atooauto.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110010004785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24. 11. 10. 18:05

20241014010006204_1729672230_1
고성국 아시아투데이 주필, 정치학 박사
국가는 무엇으로 유지되는가! 강력한 군대로? 윤택한 경제로? 아니다. 국가는 법으로 유지된다. 아무리 강력한 군대도 법이 없으면 군기가 해이해지고 규율이 흐트러지며 임전무퇴, 솔선수범의 기풍이 사라진다. 법 없는 군대가 무너지는 것은 파도에 모래성이 무너지는 것과 같다. 아무리 경제가 윤택해도 법이 없으면 부정과 부패가 만연하고 독과점의 병폐가 창궐하며 승자독식의 약탈경제로 전락하는 건 순간이다.

비록 군대가 약하고 나라가 가난해도 법이 제대로 서 있으면 약졸을 강군으로 만들고 가난한 나라를 부자나라로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상앙과 이사가 법을 세움으로써 나라를 일으켜 천하를 제패했던 사례는 널리 알려져 있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세계 5위의 군사강국,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되었다. 그러나 나라는 어지럽고 국민은 고통스럽다. 왜 이런가? 법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법이 바로 서 있지 않기 때문이다. 법이 무너졌으므로 도적 떼들이 설치고 법이 무너졌으므로 법리가 아니라 실체 없는 국민 눈높이가 횡행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아직 무죄로 추정되지만, 범법행위로 재판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190석 가까운 거대 의석을 과점하면서 정치를 정쟁으로 변질시키고 있다. 이들로 인해 기소가 아니라 입건만 돼도 스스로 공직에서 물러나거나 주요 자리에서 물러섰던 그간의 관행과 상식이 모조리 무너졌다. 스스로 물러나 '국민과 똑같이 법의 심판을 받아 무죄를 입증하고 돌아오겠다'는 최소한의 공직 윤리도 결기도 사라졌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수사 지연에 재판 지연까지 획책하고 있고 불체포특권을 남용해 법을 무력화하고 있다. 이들은 더 나아가 법치의 최후 보루인 사법부를 겁박하고 판사 탄핵까지 밀어붙였다. 대통령 배우자를 함정에 빠뜨리려고 도둑 촬영을 한 자도 처벌받지 않고 대통령을 음해 모략하기 위해 녹음파일을 악의적으로 편집 조작 공개한 자도 처벌받지 않는다. 법이 형해화되고 있는 것이다.

검사 출신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법리보다 국민 눈높이'라면서 대통령을 대놓고 협박하고 있다. 아침 다르고 저녁 다른 여론과 '이어령 비어령,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되기 십상인 국민 눈높이로 법을 무력화하고 있다. 여야 협공으로 대한민국의 법이 무너져 내리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은 법의 수호자다. 대통령의 취임 선서는 이렇다.

대한민국 헌법 제69조.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왜 우리는 국가 보위, 조국의 평화적 통일, 국민의 자유, 복리 증진, 민족문화의 창달이라는 중차대한 과제에 우선해서 헌법 준수를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의무로 선언했을까. 법이 무너지면 그 모든 것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법이 무너지면 환호작약하는 자들이 있다. 70년 넘게 대치하고 있는 김정은 집단, 그 교조를 따라 움직이는 종북주사파들, 거기에 범죄행위로 사법의 칼날을 받게 될 온갖 도둑들, 강도들, 사기꾼들. 그리고 기득권 카르텔로 철옹성을 쌓고 있는 거악들이다.

반면 법이 무너지면 가장 고통받을 사람들은 누구인가. 법 없이도 살 우리네 힘없는 서민들이다. 법은 약자를 보호하고 억울한 사람들을 구제하며 범죄 피해자들을 방어한다. 이를 위해 사회의 거악과 싸우는 것이다. 그 법이 무너지면 사회는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상태로 전락하고 약육강식의 무자비한 폭력 상태가 전개된다. 바로 아비규환의 카오스 상황이 되는 것이다.

2022년 3월 9일 대한민국 국민이 윤석열 대통령을 선택했을 때의 시대정신 또한 법치였다. '사람에 충성하지 않고 조직에 충성한다'는 윤석열 검사를 '사람에 충성하지 않고 국가와 헌법에 충성할 사람'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임기 중 여러 차례에 걸쳐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그리고 법치를 대한민국의 헌법 가치이자 자신의 가치지향이라고 밝혔다.

임기 반환점을 도는 지금 국민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다시 요구한다. 초심으로 돌아가 대통령의 가치 지향에 부합하고 걸맞은 국정운영을 힘 있게 해달라고, 무너진 법을 바로 세우고 법을 무너뜨리려는 세력과 후퇴 없는 투쟁을 전개해 달라고. 법을 세워야 나라가 바로 선다고!

2500년 전 공자는 나라의 근본을 묻는 제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라가 어려워 무언가를 버려야 한다면 병(兵), 즉 군대를 가장 먼저 버려라. 그래도 어렵거든 식(食), 즉 민생을 버려라. 그러나 신(信), 즉 법만은 마지막까지 버리지 말아야 한다. 국가의 신뢰인 법을 버리면 더 이상 국가일 수 없기 때문이다." 불법이 판치고 편법이 횡행하는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다시 법을 생각한다. 법은 곧 국가다.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