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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사모펀드 사태] ‘유증 철회’ 최윤범 “외국계 사외이사에 의장 자리 넘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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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 기자

승인 : 2024. 11. 13. 16:44

"유증, 시장 혼란 사전 예측 못해 진심으로 사과"
사외이사 의장으로, 소수주주 다수결 제도 강구
지분격차에는 "크게 우려 안 해, 사업적 판단 기대"
연말 주총서 최윤범 추진 정책 등 격돌할 듯
고려아연 긴급기자회견-1669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일반공모 유상증자 결정 철회 등에 관한 입장 밝히고 있다. /박상선 기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유상증자 철회 방침을 밝히면서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이어 이사회 독립성 강화를 위해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고 사외이사가 고려아연 이사회 의장을 맡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본인이 의장직을 내려놓는 진정성을 보이면서 주주친화적인 메시지를 시장에 던져 예고된 임시주주총회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최윤범 회장은 영풍-MBK 측이 14명의 이사 선임을 추진하는 것을 보고 비정상적으로 과도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소액주주들의 의사도 경영 판단에 반영할 수 있는 소수주주 다수결 제도도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13일 최 회장은 유상증자 철회 발표 후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장 반응과 사정 변경은 당초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추진할 당시 회사와 이사회가 합리적으로 예측하기 어려웠던 상황"이라면서 "시장혼란과 주주분들의 우려에 대해 회사는 겸허한 마음으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그러면서 "일반 투자자 중심의 다양하고 독립적인 주주기반을 강화하고자 도모했던 일이었지만, 긴박하고 절박한 상황 속에서 충분히 사전에 기존 주주님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고 거듭 사과했다.

사과 후 최 회장이 강조한 내용은 이사회의 독립성을 위해 본인이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고 사외이사를 의장으로 세우겠다는 계획이다.
최 회장은 "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도록 한 정관을 개정해 독립적인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도록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또 제시한 이사회 독립성 강화 방침은 해외 투자자들과의 소통을 위해 외국인 사외이사를 선임한다는 것이다.

이어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의 권리 보호를 위한 방안을 정관에 명문으로 반영하도록 한다고 밝혔다. 지배주주 이외에 소액주주들도 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 소수주주 다수결 제도(MOM) 등을 강구 한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내용은 모두 주총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예정된 임시주총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영풍-MBK 측이 최근 1.36%의 지분을 추가로 늘리는 등 지분 격차에 대해서도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그는 "고려아연의 진정한 캐스팅보트는 주주님들"이라면서 "누가 더 이 회사를 좋게 만들 것인지 판단해서 투표해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애초에 고려아연이 유상증자를 마치면 최윤범 회장 측 지분이 영풍-MBK를 근소하게 앞설 수 있었다. 그러나 유상증자 논란 중 영풍 측이 고려아연 주식 1.36%를 추가 취득하는 등 상황이 변했다. 현재 영풍 측 지분율은 39.83%, 최 회장 측은 34.65%로 추산된다. 약 5%포인트로 격차가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둘중 누구도 절반을 넘기지 못했기 때문에 앞서 있는 영풍도 마음을 놓을 수는 없다. 특히 시장의 반대가 거셌던 유상증자를 고려아연이 과감히 철회하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주요 기관들과 주주들 입장에서는 더더욱 사업성 비전과 안정적으로 운영할 경영진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는 해석도 나온다.

사업적으로만 따지면 고려아연이 실적으로나 비전으로나 우세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풍은 최근 환경법을 위반하고 주요 사업장인 석포제련소의 조업 2개월 정지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이 여파는 영풍의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국내 공급망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영풍은 법원에 임시주총을 열겠다고 신청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연말쯤 주총이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안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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