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서울 세계3쿠션 당구월드컵서 28점 연속 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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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당구를 시작했나.
"중학교 3학년 때 아버지가 당구장을 잠깐 운영을 하셨다. 그때 재미를 붙여서 당구를 시작했다."
- 처음엔 4구로 시작했나.
"맞다. 아버지도 4구를 잘 치셔서 아버지한테 처음 당구를 배웠다."
- 당구장은 어디 있었나.
"경상북도 점촌이다."
- 아버지 실력은 어느 정도였나.
"4구 500점이다. 저는 300까지 쳤다."
- 김준태 선수 중학교 때만 해도 당구장엔 주로 어른들 손님이 많았다. 불편하지는 않았나.
"아버지 당구장이다 보니까 삼촌들이랑 친하게 지내고 당구도 같이 치면서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 당구가 재미있어서 다른 건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 당구 선수가 되겠다고 결심한 결정적인 계기는.
"일단 아버지가 먼저 권유하셨다. 그리고 TV에서 봤을 때 정장을 입고 나비 넥타이 메고 경기하는 모습이 좋았다. '신사의 스포츠'라는 말도 멋있었다."
- 김준태 선수 청소년 시절엔 당구 시장이 지금처럼 크지 않았다. 프로 선수로서 당구만으로 생계유지를 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 같은 건 없었나.
"없었다. 본격적으로 당구 배우러 간 곳이 있다. 구미의 권영일 선생님한테다. 제 스승님인데, 이 분이 김경률 선수나 최성환 선수 등 당시 톱 클라스 선수들과 다 친했다. 톱 클라스 선수들을 옆에서 보면서 일류가 되면 생계 걱정은 없겠다고 느꼈다."
- 수원 매탄고를 나왔다. 스카우트 된 건가.
"아니다. 저는 당구를 좀 늦게 시작한 편이다. 그래서 중3 당시에 성적이 없었다."
- 그런데 어떻게 매탄고를 갔나.
"경기도당구연맹 하 회장님이 추천서를 써주셨다."
- 매탄고는 수원 삼성 유소년 축구팀으로 유명하다.
"당구도 특기생을 뽑았다. 제 선배로 김행직, 조명우 등 쟁쟁한 세계적인 선수들이 여러 명 나왔다."
- 그런데 팀이 해체되었다.
"학교 측 사정도 있었겠지만, 정말 안타깝다."
- 매탄고 졸업 후 한국체대에 진학했다.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제가 진학할 때는 매년 두 명씩 특기생을 뽑았다."
-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라면.
"이번에 하이런 28점 세계 타이기록을 세운 경기다. 그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 28점이 세계 타이기록을 의식했나.
"기록을 세울 때 12점에서 시작했다. 12점이라면 남은 점수도 많고 경기 초반이어서 점수를 의식하지 않았다."
- 11점을 득점한 상태에서 시작했으면 29점 세계 신기록 날 뻔했다.
"그렇다. 그런데 20점 연속 득점했을 때도 일부러 점수판을 안 봤다. 몇 점에서 시작했는지 모르는 상태였고 몇 점이 나왔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계속 득점을 이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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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의식하는 순간 못 칠 것 같아서다."
- 하이런 28점이 세계 신기록이라는 거는 알고 있었나.
"그건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일부러 의식을 안 하려고 안 본 거다."
- 전혀 의식하지 않았나.
"20점이 넘어가면서부터 그런 생각이 잠깐 들었다. 하지만 의식 안 하려고 노력했다."
- 끝나고 나서 선수들이나 관계자들이 환호하면서 축하하는 장면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기분이 어땠나.
"그때 공에만 집중했던 무아지경 상태여서 사실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환호 소리가 들렸던 것도 영상을 통해서 알았다. 좀 정신이 없었다."
- 그런데 10일 타슈데미르(튀르키예)와 준결승전에서는 48-39에서 역전패했다. 두 점만 더 내면 결승 진출이었다.
"아무래도 빨리 끝내고 싶다는 마음에 좀 성급했던 것 같다. 승리할 기회가 있었는데, 관중석에서 웅성웅성하면서 '빨리 끝내자!'라는 응원도 나오니까 멘탈이 좀 흔들렸다. 다 제 불찰이다."
- 김준태 선수 같은 일류 프로도 평정심을 잃는 때가 있나.
"상대가 계속 따라오다 보니까 심적으로 많이 흔들렸다. 아무래도 당구가 멘탈 게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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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은 허리우드에서, 큐는 타스랑 큐스코에서 후원받고 있다. 소속팀은 경북체육회다. 전국 체전 나갈 때 경북체육회 소속으로 출전한다."
- 소속팀과 후원사에 하고 싶은 말은.
"소속팀과 스폰서들이 물심양면 도와주셔서 제가 당구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덕분에 이런 성적도 내고 세계 타이기록도 세울 수 있어서 정말 감사드리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겠다."
- 앞으로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작은 목표, 큰 목표, 최종적인 목표가 있다."
- 다 얘기해 달라.
"일단 국내대회 우승, 전국 체전 금메달 목표는 달성했다. 그다음 목표가 월드컵 우승, 그다음 큰 목표가 월드랭킹 1위였는데 그 최종 목표를 먼저 이뤘다. 월드컵 우승보다 뒤로 생각했던 목표를 먼저 이루다 보니까 뭔가 동기부여가 없어진 느낌이 들었다. 아직 못 이룬 월드컵 우승을 향해서 초심으로 돌아가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
- 가장 존경하는 당구인은.
"예전부터 고(故) 김경률 선수와 브롬달 선수를 가장 존경하고 좋아했다. 항상 당구에 대해서 진지하시고 당구 외적으로도 멋진 모습이 많았다."
- 아마추어 당구인들에게 조언한다면. 당구를 잘 칠 수 있는 방법을 알려달라.
"저도 아직 부족해서 뭐라 조언하기가 좀 그렇다. 스트로크를 할 때 한가지 길만 보시지 말고 여러 가지 각도를 살펴서 공에 맞는 길을 찾으시면 좋겠다. 같은 공이여도 좀 더 쉽게 득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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