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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AP통신과 로이터에 따르면 ICC는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전 국방장관 및 하마스 간부들에게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3명의 판사로 구성된 재판부는 네타냐후 총리와 갈란트 전 장관에 대한 영장 발부를 만장일치로 결정하며 "두 사람이 가자지구의 민간인들에게 식량·물·의약품·연료와 전기 등 생존에 필수적인 물품을 고의적이고 의도적으로 박탈했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ICC는 하마스의 지도자 중 한 명인 모하메드 데이프에 대한 체포 영장도 발부했다. 카림 칸 ICC 수석 검사는 야흐야 신와르와 이스마일 하니예 등 하마스의 다른 고위 인사 두 명에 대해서도 영장을 청구했지만 이들은 모두 사망한 상태다.
체포 영장이 발부된 네타냐후 총리 등은 국제 수배 용의자가 되어 국제사회에서 더욱 고립되고 휴전 협장 노력도 복잡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이스라엘의 주요 동맹국인 미국이 ICC의 회원국이 아닌만큼 실질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네타냐후와 다른 이스라엘 지도자들은 카림 칸 ICC 수석 검사의 영장 요청이 "수치스럽고 반(反)유대주의적"이라고 비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역시 ICC를 비판하며 하마스에 맞서는 이스라엘의 방어권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하마스 역시 간부들에 대한 ICC의 체포 영장 발부를 비난했다.
이스라엘 외교부는 "이스라엘과 같이 독립적이고 존경받는 법률 시스템을 갖춘 민주주의 국가가 검찰에 의해 이렇게 편파적인 대우를 받은 적은 없다"며 "우리는 법치와 정의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유지하고 있고, 앞으로도 무력 행사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ICC는 국내의 사법 당국이 수사할 수 없거나, 수사하지 않으려는 경우에만 기소하는 '최후의 수단'인 법정이다. 체포 영장은 발부됐지만 당분간은 그 누구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ICC의 판사들을 만날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ICC에는 영장을 집행할 경찰력이 없고 전적으로 회원국의 협조에 의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ICC는 지난 3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도 우크라이나 전쟁 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9월 ICC 회원국인 몽골을 방문한 푸틴 대통령은 체포되지 않고 일정을 무사히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