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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력서 기회조차”… 메말라 가는 청년 일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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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영 기자 | 임상혁 기자

승인 : 2024. 11. 21. 17:54

2분기 최대치 감소… 내수침체 영향
전문가 "양질의 일자리 마련 나서야"

"경기도 안 좋고 이젠 신입 공채도 잘 뜨지 않는다. 요즘 기업들도 구조조정 많이 하는데 취업을 성공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아예 원서를 낼 수 있는 기회조차 없는 상황이다."

건축학을 전공한 20대 취업 준비생 A씨는 현재의 좁은 청년 취업 시장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내년 대학원 졸업을 앞둔 A씨는 "학사 졸업하고 사기업 간 동기들보다 스펙은 더 좋은데 친구들이 갔던 회사에 지원도 못하고 있다. 채용 정원 자체가 안 나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애초에 사기업 취업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 공공기관에 취업을 하는 것도 힘들다. 공기업 취업을 하려면 다시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들고 다시 계획을 잡아한다"고 토로했다.

20대 청년층의 일자리 수가 줄어들면서 취업준비생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이끌 '허리급 세대'로 평가받는 청년 일자리 수 감소에 전문가들은 직업 훈련 등 새 일자리 확대에 나서는 한편 시급제·단기계약직 등 저임금 중심의 한시적인 일자리 정책이 아닌 '양질의 일자리' 마련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21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내수 침체 등 이유로 30세 미만 일자리가 13만4000개 줄어 2017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로 감소했다. 40대도 5만6000개 줄면서 마찬가지로 역대 최대폭으로 떨어졌다. 반면 60대 이상(26만1000개)과 50대(12만4000개), 30대(5만9000개)에서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0·20대 등의 일자리 수 감소의 배경에는 경기 침체와 더불어 도소매업·건설업 등 내수와 관련이 깊은 업종 부진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청년들의 취업을 독려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 수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전문가들은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직업 훈련이나 새 일자리 확대 등도 필요하지만 전체적인 일자리 수준의 향상을 위한 정책도 고려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전체 일자리 수를 늘린다고 해도 청년들이 지원할 만한 일자리가 없다면 그것은 실패한 정책"이라며 "대도시에 위치한 대기업 등 고임금에 복지가 좋은 기업에 취업하는 것도 양질의 일자리라고 할 수 있지만 좋은 일자리는 비단 이것만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 생계가 감당이 되고 미래 전망을 그릴 수 있는 일자리도 모두 포함된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기업, 서비스업, 공공 부문 등에서 정규직 일자리를 다양하게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임금 수준을 높이고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성장 가능성이 있는 일자리 확보가 필요하다. 현재 중위임금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일자리가 너무 많기 때문에 최저임금 일자리 한 개를 저임금으로 높이는 정책을 펼쳐야 일자리 시장의 긍정적인 연쇄 파급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박세영 기자
임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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