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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학회는 보건복지부가 논의중인 '내시경 검사 인증 교육기관 확대 방안'과 관련, "정부가 쌓아올린 내시경 질관리를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다"며 정책 철회를 촉구했다.
국가암관리위원회 산하 암검진전문위원회는 내년 5주기 검진기관 평가를 앞두고 내시경 연수교육과 인증의사 자격 확대를 논의중이다. 전문위원회는 가정의학과와 외과계까지 인증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강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내시경 인증의 자격을 부여하는 권한은 내과 전문의가 주축인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와 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 2곳이다. 박중원 대한내과학회 이사장(연세의대)은 "정부가 국가암검진사업 5주기 평가에서 대장내시경 검사를 포함시키는 것은 환영할 일"이라면서도 "내시경 검사 인증 교육기관 확대는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박 이사장은 "내시경 검사는 고도의 의학적 전문성이 요구되고 잘못된 내시경 검사로 오진하고 의료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며 "내시경 검사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검사시설이 잘 갖춰져야 하고, 의료인은 충분한 교육을 받고 실무 경험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또 "내과의사들은 내시경을 통해 발견되는 미세한 병변을 정확히 해석하고 그에 맞는 후속조치를 신속히 취할 수 있도록 교육받는다"면서 "내과의 전문성은 단순히 내시경을 시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검사의 정확성, 환자의 건강 상태를 고려한 최적의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 이사장은 "고도의 전문성을 배제하고 내시경 검사 인증 교육기관을 확대하는 것은 K-의료의 자랑인 정확하고 안전한 내시경 검사의 토대를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내시경 검사의 질을 하향평준화 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종재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이사장(고려의대)은 "내시경 검사의 전문성이 국가암검진의 위·대장암 조기 진단의 척도"라며 "검증 없이 인증 교육기관 확대는 소화기내시경의 중요성을 모르는 무지의 소산"이라고 성토했다.
엄격한 교육 및 심사를 통해 배출된 내시경 세부전문의는 9500여명 수준으로, 매년 300명씩 배출되고 있어 내시경 검사를 할 수 있는 의사는 충분하다는 것이 이들 학회의 입장이다.
심기남 대한소화기학회 부회장(이화의대)은 "전문성이 요구되고 환자 생명과 직결된 침습적 내시경 검사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정하지 않는 정부 태도가 놀랍다"며 "정부는 정책을 추진할 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협의를 통해 진행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