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헌재 탄핵심판 직접 변론
"자유민주주의 신념 하나로 살아온 사람
계엄 포고령 집행 의사·실행계획 없었다"
부정선거론엔 "음모론 아닌 팩트 확인"
"자유민주주의 신념 하나로 살아온 사람
계엄 포고령 집행 의사·실행계획 없었다"
부정선거론엔 "음모론 아닌 팩트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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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 입법기구를 창설하라는 취지의 문건(쪽지)을 건넸다는 의혹도 일축하며 "내용자체가 모순"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헌재)에서 열린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에 출석했다. 짙은 남색 양복 차림에 빨간색 넥타이를 매고 헌재 심판정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윤 대통령은 굳은 표정으로 자리했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피청구인(윤 대통령) 본인 나오셨습니까"라고 묻자 윤 대통령은 의자에서 일어나 본인이 출석했음을 밝히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비상계엄 선포는 자유민주주의 위기를 바로잡을 '대통령의 책무'였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윤 대통령 측은 헌재 출석에 앞서 낸 입장문에서 "비상계엄의 선포를 위한 전시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는 물리적 전쟁 상황뿐 아니라 정치, 경제, 안보에 대한 중대한 위협과 이로 인한 국정 마비와 혼란을 의미한다"면서 "대통령은 국정 운영의 혼란을 가져오는 다양한 형태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헌재에서 변론을 시작하면서 문형배 권한대행에게 발언 기회를 요청해 자유민주주의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저는 철들고 난 이후로 지금까지 특히 공직 생활을 하면서 자유민주주의라는 신념 하나를 확고히 가지고 살아온 사람"이라고 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국회에서 의결된 탄핵소추 사유에 대해 일일이 반박했다.
윤 대통령은 이진우 수방사령관, 곽종근 특전사령관에게 계엄 선포 후 계엄 해제 결의를 위해 국회에 모인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고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 당시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고 지시한 적이 없고, 계엄 포고령은 집행 의사나 실행할 계획이 없었다고 했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피청구인은 계엄 선포 당시 결코 법조인을 체포·구금하라고 지시한 바가 없다"며 "한동훈 여당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을 체포하라고 지시한 바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국회 의결이) 막거나 연기한다고 막아지는 일이 아니다"라며 "(국회가) 국회법에 딱 맞지 않는 신속한 결의를 했다. 그렇지만 저는 그걸 보고 바로 군을 철수시켰다"고 말했다.
계엄 선포 직후 공개된 포고령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은 "포고령은 계엄의 형식을 갖추기 위한 것"이라며 "집행할 구체적인 의사가 없었으므로 실행할 계획도 없었고, 포고령을 집행할 기구 구성도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고 의미를 축소했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해 12월 3일 오후 10시 40분께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비상 입법기구를 창설하라는 취지의 문건(쪽지)을 건넸다고 알려진 데 대해서는 "준 적 없다"고 일축했다.
윤 대통령은 "저는 이걸(쪽지) 준 적도 없고 나중에 이런 계엄을 해제한 후에 한참 있다가 언론에 메모가 나왔다는 것을 기사에서 봤다"며 "기사 내용도 부정확하고 이걸 만들 수 있는 사람은 국방부 장관밖에 없는데 장관은 그때 구속되어 있어서 구체적으로 확인을 못 했다. 그런데 (기사) 내용을 보면 내용 자체가 서로 모순되는 것 같기도 하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부정선거론'에 대해서도 "음모론을 제기하는게 아니라 팩트를 확인하자는 차원"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계엄을 선포하기 이전에 여러 가지 선거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에 의문이 드는 게 많이 있었다"며 "2023년 10월 국정원이 선거관리위원회 전산 장비의 극히 일부를 점검한 결과 문제가 많이 있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부정 선거 자체를 색출하라는 게 아니라 선관위의 전산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스크리닝(점검)할 수 있으면 해보라고 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은 1시간 43분 만에 종료됐다.
오는 23일 열리는 4차 변론기일에는 내란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용현 전 장관 증인 신문이 예정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