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T1 12.5% 달성 위해 질적성장
영업점 대출 목표치 부과 없애고
반도체 등 국가주도 대출 유인책
이를 위해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RWA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기업금융의 전략을 바꿨다. 그동안 기업금융 명가 재건과 수익성 개선을 위해 '양적성장'에 집중해왔다면, 올해는 '질적성장'에 포커스를 맞췄다. 실제 영업점에 기업대출 목표치를 부여하지 않으면서도, 신성장·우량기업에 대한 대출에 대해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핵심성과지표(KPI)를 개편했다. 위험자산 관리와 기업금융 성장이라는 전략을 내세운 것이다.
다만 위험자산 관리가 기업대출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대출 관련 분야의 수익 성장이 후퇴하지 않을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거진 고환율로 인해 작년 4분기 우리금융그룹의 CET1 비율이 12%에 미치지 못하는 11.8% 수준에 머물 것으로 관측됐다.
보통주 자본을 RWA로 나눈 값인 CET1은 은행이 예상치 못한 손실이 발생했을 때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금융당국에서는 12% 이상을 권고하고 있는데, 우리금융은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 중 유일하게 12%를 넘지 못하고 있다.
CET1 개선은 우리금융의 주요 과제다. 특히 주주환원율과 연동돼 있다는 점에서 목표 CET1 달성이 중요하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7월 'CET1 기반 주주환원 역량 제고'를 중장기 밸류업의 목표로 내세웠다. 그러면서 CET1이 12.5%~13%일 경우 총주주환원율을 40%까지, 13%를 넘을 경우 50%까지 확대한다고 제시했다.
증권가는 우리금융이 작년말 기준 CET1 12%를 달성한다고 가정했을 때, 주주환원율은 전년과 비슷한 35%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2년 연속 비슷한 수준의 주주환원율을 기록한 만큼, 올해는 주주들에게 주주환원율 확대를 보여줘야 한다. 올해 우리금융그룹의 CET1 목표는 12.5%이다.
우리금융의 CET1이 12%에 미치지 못하는 만큼,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RWA 증가율 관리가 중요하다. 나민욱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우리금융의 관건은 올해말 CET1 12.5% 달성을 통한 주주환원 확대"라며 "환율이 현 수준을 유지한다고 볼 때, RWA 증가율을 3~4%대로 관리해야 주주환원율 상향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과거 사례를 볼 때 3~4%대의 증가율 관리는 쉽지 않아 보인다. 우리금융은 수익성 개선과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내세우며, 기업 대상 영업에 대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RWA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기업대출이 늘자, RWA 증가율은 2022년 6.7%, 2023년 7.1%를 나타냈다.
RWA 관리를 위해서는 기업대출 규모의 축소가 필요하다. 이에 우리금융 수익성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기업금융 위축'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우리금융은 기업금융의 전략을 '관리와 성장'을 모두 추구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기업대출 규모 확장이 아니라, 현재 수준을 유지하면서 신성장·우량 기업 대출을 통해 성장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영업점에 기업대출 목표치를 부과하지 않는 방식으로 규모 증가를 위한 출혈 경쟁을 피했으며, 신성장·우량기업 대출에 대해선 인센티브 부여해 수익성 확보와 사회적 역할(국가성장동력 발굴)을 수행한다. 대기업 대출의 경우도 전년 수준의 유지 목표를 부여하면서, 반도체와 2차전지 등 국가 주도 첨단산업 분야에 대한 대출에는 유인책을 부여하는 방안을 도입했다.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기업대출에 집중하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면서도 "기업금융의 양적성장보다는 질적성장을 추구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