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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리딩금융 경쟁에 생보사 인수 고민 큰 KB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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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국 기자

승인 : 2019. 10. 22. 06:00

조은국[반명함] 사진 파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신한금융지주와의 리딩금융그룹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1등 탈환이 쉽지 않다. 윤 회장은 2014년 말 지주 회장으로 취임한 뒤 구 LIG손해보험(2015년)과 구 현대증권(2016년)을 잇달아 인수하며 비은행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이 덕에 KB금융은 9년 만에 신한금융을 제치고 리딩금융그룹을 탈환하기도 했다.

하지만 1년 만에 다시 신한금융에 왕좌를 내줬고, 올해도 여전히 2등에 머물러 있다. KB금융은 은행의 비중이 신한금융보다 커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장이 시급한 과제다. 이에 더해 신한금융이 굴지의 생명보험사인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하면서 격차는 더 벌어졌다.

KB금융도 계열사로 KB생명을 두고 있지만, 업계 하위권으로 그룹 기여도가 낮다. 은행과 증권·손보·카드 계열사들이 업계 상위권에서 경쟁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KB생명은 윤 회장에겐 아픈 손가락일 수밖에 없다. 이에 윤 회장은 리딩금융그룹 도약 전략으로 생명보험사 인수를 꼽고 적극 추진해왔다.

하지만 마땅한 매물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IB업계에 따르면 KB금융은 최근 수개월간 인수 자문사를 통해 미래에셋생명 인수 협상을 진행했지만 계약 성사까지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가격에서 양측 간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결국 거래가 무산됐다는 얘기다.
이번 거래 무산으로 윤 회장의 고민도 함께 커졌다. 미래에셋생명은 업계 5위권 생명보험사인 만큼 협상에 성공했다면, KB금융은 패권을 노려볼 수 있었다.

윤 회장은 여전히 M&A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나타내고 있다. 생명보험사 인수 추진 발언과 함께 대규모 자본확충을 나서는 데서도 엿볼 수 있었다. KB금융은 지난 5월 4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KB금융이 지주사 중 가장 높은 BIS비율을 나타내면서도 자본확충에 나선 것은 재무건전성을 높이는 동시에 M&A를 위한 실탄을 준비해놓기 위해서로 판단된다.

윤 회장은 처음부터 생보사 매물 찾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시장에는 새주인을 찾고 있는 KDB생명을 제외하고도 동양생명·ABL생명 등 잠재 매물이 언급되고 있다. 하지만 윤 회장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는 매물이라 인수에 나서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KB금융이 리딩금융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있는 선택지가 돼야 하기 때문이다.

윤 회장의 임기는 2020년 11월까지로 딱 1년 남았다. 윤 회장이 어떤 거래로 ‘M&A 귀재’라는 명성을 지키고, 재연임 기반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조은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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