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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미국 ‘코로나19’ 지원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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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영 기자

승인 : 2020. 03. 24. 14:32

미국이 이란 겨냥해 만든 바이러스' 음모론까지
Virus Outbreak Mideast Iran <YONHAP NO-3333> (AP)
2018년 5월 미국의 일방적인 이란 핵합의(JCPOA)탈퇴 이후로 악화일로를 걸어오던 미국-이란 관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둘러싸고 더욱 나빠지고 있다. /사진=AP,연합
2018년 5월 미국의 일방적인 이란 핵합의(JCPOA)탈퇴 이후로 악화일로를 걸어오던 미국-이란 관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둘러싸고 더욱 나빠지고 있다. 이란은 자국 내 코로나19 위기를 돕겠다고 나선 미국의 제안을 거세게 거부했다.

알자지라 방송의 23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개최된 내각 회의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위기에 몰린 이란을 돕겠다는 미국의 제안이 거짓이라고 일축했다. 앞서 2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19 위기 상황 가운데 이란·북한 등에 도움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미국의 불법적이고 악랄한 경제 테러리즘(제재)으로 이란의 경제가 정상 상황이 아니고 의약품 수입도 어렵다”며 “이런 일을 저지른 미국이 이제 와서 우리를 돕겠다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다”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은 JCPOA를 탈퇴한 이후 이란에 대한 경제·금융 제재를 전면 복원한데다가 제3국에 이란 제재 동참을 압박하기도 했다. 이란은 미국의 제재 전면 복원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했다며 강하게 반발해 왔지만 실질적 경제 타격을 피하지는 못했다. 미국의 경제제재로 석유 수출이 급격히 감소한 이란은 코로나19로 최악의 경기 침체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국가 유가도 하락하면서 외환보유고가 바닥나 국가부도 사태를 맞을지도 모른다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로하니 대통령은 또 “이란을 돕겠다는 그들(미국)의 언사는 마치 맑은 물을 마실 수 있는 우물을 막은 뒤 ‘네가 목이 마른 것을 안다’라면서 흙탕물이 담긴 잔을 공짜로 주겠다는 행태다”고 말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미국의 제안에 되려 음모론을 제기하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코로나19는) 미국이 이란인들의 유전자 데이터를 이용해 특별히 만들어 낸 것”이라며 “도움을 주기 위해 의사와 치료사를 보낼 수 있지만, 이는 그들이 직접 이곳에 와서 바이러스의 효과를 보기 위함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코로나19의 발원지가 미국일 가능성이 있다는 중국 고위 관리들의 말을 인용하며 “이 비난의 어디까지가 진짜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가능성이 존재하는 한 그들이 약을 가져다 줄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며 “그 약이 바이러스를 더 확산시킬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하메네이의 주장에는 어떠한 과학적 근거도 제시되지 않았다.

미국은 이란의 반응에 황당함을 감추지 않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3일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발언을 전면 반박하면서 “그의 거짓말이 사람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카메네이가 제기한 음모론을 두고는 “조작은 위험하다. 이란인과 전세계 사람들을 더 큰 위험에 빠트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24일 기준 이란의 코로나19 누적확진자 수는 2만 3029명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이 중 1812명이 사망했다.
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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