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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1조원 충당금 쌓고도 코로나19에 불안한 신한·KB·하나·농협·우리금융

[기자의눈] 1조원 충당금 쌓고도 코로나19에 불안한 신한·KB·하나·농협·우리금융

기사승인 2020. 07. 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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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국[반명함] 사진 파일
신한·KB·하나·농협·우리금융 등 5대 금융그룹이 최근 상반기 실적을 내놨다. 하나금융만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한 실적을 나타낸 반면 다른 금융그룹은 모두 뒷걸음질 쳤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이들 금융그룹이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실물경기 위축으로 금융그룹들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리스크도 커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2월 7일부터 이달 24일까지 신규 대출과 만기 연장 등으로 시중은행에서만 79조4000억원을 공급했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기업과 자영업자, 가계에 자금줄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경기위축도 이어지는 등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이들 금융그룹이 공급한 대출이 부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 때문에 5대 금융그룹은 2분기에만 코로나19 충당금으로 9200억원을 적립했다. 라임펀드 등 사모펀드 사태로 인한 충당금까지 더하면 1조원을 훌쩍 넘는다. 이들은 코로나19 영향에 대비해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충당금을 쌓았다고 밝혔다. 그만큼 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반증이다.

문제는 아직 코로나19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태는 진정되지 않고 미국과 중남미, 인도 등을 중심으로 되레 확산되면서, 글로벌경기도 살아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19발 경기 침체가 보다 장기화되면 자금 공급으로 연명하던 한계기업들도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줄도산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는 금융그룹에 신규 공급과 기존 대출에 대한 만기연장, 이자상환 유예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한 금융그룹 관계자는 “아직 위기가 오지 않았다”라며 “경기침체를 견뎌내지 못한 기업이 도산하기 시작하면 그 여파는 고스란히 금융권이 떠안게 된다”고 토로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은행장과의 간담회에서 지금처럼 전방위적으로 지원하기보다는 접근방식을 바꿔야 하는 것 아닌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지금이 산업재편과 구조조정을 심도 깊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고, 이를 바탕으로 한 지원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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