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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증권사 방문판매, 누군가는 불편할지도

[기자의눈] 증권사 방문판매, 누군가는 불편할지도

기사승인 2022. 12. 1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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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소영12
보험서류를 들고다니며 가입을 권유하는 아주머니들을 자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금융권에선 보험사가 유일하게 방문판매가 가능하다. 이제 증권사도 방문판매가 가능해졌다. 펀드를 비롯한 각종 금융투자 상품을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가 집이나 회사를 방문해 가입할 수 있게 됐다. 방문판매법 개정안이 시행됨에 따라 대형 증권사들이 발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KB증권의 경우 태블릿으로 지점 밖에서도 고객에게 상담부터 상품 가입까지 원스톱 자산관리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했다. 카카오페이 등 다양한 인증수단을 통해 상품판매부터 보호 및 투자자 숙려제도까지 각종 소비자보호 장치도 마련했다.

증권사의 방문판매가 시작되면 PB들은 바빠질 전망이다. 고객에게 방문 허락을 먼저 구해야 하고, 날짜와 시간 약속도 잡아야 한다. 전화나 영상 통화 등 상품 권유도 해야 한다. 실적압박 역시 더커질 것이란 것 또한 자명하다. 무엇보다 증권사의 방문판매 도입이 인력 감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도 커진 상황이다. 증시 침체와 '레고랜드 사태'에 따른 자금시장 경색 등의 상황은 방문판매를 빌미로 한 영업점 통폐합을 가속화할 수 있다. 비상 경영 상황에 처한 증권사 입장에서는 방문판매가 호재일 수 있다. 새로운 수익 창출의 돌파구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영업점에서 일하는 직원들이다. 방문판매가 시작되면 영업점 내 일부 인력이 밖으로 나가야하고, 증권사로선 비싼 임대료를 내며 영업점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 고객을 찾아가 자신들이 만든 상품을 팔 수 있게 된 건 분명 증권사에게는 좋은 일이지만, 직원들에게는 불편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자칫 노사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도 있다. 본격적인 방문판매 시작 전, TF팀을 꾸려 시스템을 구축하고 내부규정 개정 작업 등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먼저 직원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지금이 진정 비상이라면 다같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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