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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증권사 수탁고 늘리려면 신뢰 잃지 말아야

[기자의 눈] 증권사 수탁고 늘리려면 신뢰 잃지 말아야

기사승인 2023. 04. 03.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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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소영 증권부 기자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신탁이 금융업의 신수종 사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이 금융당국에 따르면 신탁사 60곳의 지난해 말 수탁고는 1223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4.9%(57조2000억원) 증가한 수치다. 은행과 보험사 모두 증가세를 보인 반면, 유독 증권사만 감소하는 모양새다. 감소 비율도 13%에 달한다. 증권사 수탁고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끝을 모르고 올라가던 금리다. 금리인상이 잇따르자 투자자들은 증권사에서 자금을 빼 은행으로 옮겼다. 이 때문에 증권사 정기예금형 신탁이 빠르게 줄었다. 2005년 신탁업에 뛰어든 이후 첫 감소다. 은행의 수탁고 점유율은 1.8%포인트 오른 반면, 증권사는 -4.5%포인트 낮아졌다.

신탁은 고객이 신탁회사에 금전이나 유가증권, 부동산 등의 자산을 맡기면, 신탁회사가 자산을 운용하고 관리해 수수료를 제외한 자산을 다시 넘겨주는 것을 말한다.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자산관리가 중요해지고, 금융당국도 신탁업 관련 규제 완화를 추진하면서 증권사들도 적극적으로 관련 시장에 뛰어들었다. 신탁 자산 자체가 중장기적인 수수료 수익을 거둘 수 있어서다. 증권사들은 그간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유진투자증권은 MTS(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를 통한 비대면 신탁 서비스를 개시해 접근성을 높였고, KB증권은 지난해 'KB 인생 신탁 서비스'라는 이름의 종합재산신탁 서비스를 출시해 고객의 니즈에 따라 맞춤형으로 설계 가능하다는 장점을 내세워 홍보에 열을 올렸다. 또 각 사별 내부적으로도 조직을 개편하거나 새로 만들어 전문성을 강화하는데도 힘썼다.

애초에 투자자들이 증권사에 신탁을 맡겼던 건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즉 위험해도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금리인상 여파는 피할 수 없었고, 원금 손실이 발생하기도 했다. 안정적인 은행으로 자산을 옮기는 건 어찌보면 당연했다. 이제라도 증권사들은 고객 니즈를 충족시킬만한 획기적인 상품들을 마련해야 한다. 동시에 투자자들을 안심시킬 수 있는 '믿음'을 심어주려는 노력 역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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