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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재정준칙 법제화, 더 미룰 명분도 이유도 없다

[사설] 재정준칙 법제화, 더 미룰 명분도 이유도 없다

기사승인 2023. 05. 17.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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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랏빚을 관리하고 재정 효율성을 높일 재정준칙 법제화가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달 임시국회 회기 내 처리가 무산될 경우 내년 총선을 앞두고 21대 국회에서 입법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여야는 국가채무 관리 규정인 재정준칙 입법을 초당적 차원에서 마무리하기 바란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지난 16일 재정준칙 도입을 골자로 한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심의했다. 이 개정안은 관리재정수지 연간 적자 폭을 국내총생산(GDP)의 3% 이내로 제한하고,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60%를 초과할 때는 적자비율을 2% 이내로 관리하는 게 핵심이다. 그러나 합의안 마련에 실패했다.

문재인 정부의 방만한 재정운용으로 재정준칙의 도입 필요성이 더 시급해졌다. 600조원이던 국가부채가 문재인 정부 5년 만에 400조원이 불어 1000조원에 이르렀고 2016년 36%이던 국가채무비율(GDP 대비)이 2022년 49.6%로 급증했다. 현재세대가 쓰고 미래세대가 갚아야 하는 국가채무의 누적은, 윤석열 대통령의 표현처럼 "미래세대에 대한 약탈"을 의미한다. 재정준칙 도입 등을 통해 그런 약탈을 막아야 한다.

유권자들에 대한 선심성 분배·복지정책으로 표를 얻으려는 정치권의 유혹은 막기 어렵고 대개 국가채무의 누적으로 이어진다. 그런 만큼 재정지출을 통제하는 법을 만들어 그런 유혹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 더구나 우리 국가채무는 이미 위험수위에 도달했다. 지금 통제하지 않으면 머지않아 '잃어버린 30년'을 경험한 일본과 복지병에 걸린 유럽 국가들의 수준에 이를 것이다.

IMF 외환위기 극복에 우리의 탄탄한 재정이 큰 힘이 됐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의 재정은 크게 악화돼 이미 걱정거리가 됐다. 이런 상황을 반전시키려면 재정준칙의 법제화가 시급하다. 현재 세계 105국이 재정준칙을 운영 중인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재정준칙을 도입하지 않은 국가는 한국과 튀르키예뿐이다. 국회가 더 이상 재정준칙 법제화를 미룰 명분도 이유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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