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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저위험 권총의 그림자

[기자의눈] 저위험 권총의 그림자

기사승인 2023. 10. 12.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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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훈 증명사진
정민훈 기자
내년부터 현장에서 근무 중인 경찰관에게 단계적으로 '저위험 권총'이 지급되는 것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살상력이 낮은 '저위험 권총'을 도입하더라도 상황에 따라 실탄이 생사와 직결될 수 있는 부위에 맞을 가능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경찰청의 '저위험 권총' 도입은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찰은 2016년부터 이른바 '한국형 권총'을 개발 중이다. STRV9 기종으로 알려졌던 기존 저위험 권총의 기능을 개선해 38구경 권총 보통탄 대비 화력을 10분의 1 수준까지 끌어내렸다. 테이저건보다 사거리가 3배 길고, 권총 탄두는 플라스틱 재질로 제작됐다.

그러나 안전성 면에서 검증이 완벽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위험성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우려는 12일 경찰청 국정감사에서도 이어졌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돼지를 대상으로 한 관통 시험에서 7.5㎝ 이상의 관통 깊이가 측정됐지만, 인체의 경우 10㎝ 이상의 관통상도 발생할 수 있어 생명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경찰청 보고서를 인용하며 저위험 권총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에 경찰은 일반인에게 위해를 줄 수 있는 위해성 장비라고 인정하면서도, 안전성 검사를 더 세밀하고 완벽하게 하기 위한 검증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 검증 완료 시기는 따로 밝히지 않았다.

저위험 권총은 흉포화되고 있는 강력범죄 현장에서 국민의 생명과 경찰관 스스로의 안전을 지키는 '마지막 선택지'라는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범죄자를 신속히 체포해 법과 원칙에 따라 벌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경찰은 인명(人命)을 앗아갈 수 있는 장비를 도입하는 만큼 철저한 검증을 통해 우려를 불식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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