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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APEC에서 한중 정상회담 기대감, 中 분위기 냉랭

[칼럼] APEC에서 한중 정상회담 기대감, 中 분위기 냉랭

기사승인 2023. 11. 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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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김칫국 마신다고 보는 反韓 분위기 파다
한중 정상회담
지난 2017년 12일 1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마지막으로 제대로 열린 한·중 정상회담. 오는 11~17일 미국에서 열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신화(新華)통신.
오는 11~1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릴 예정인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중 정상회담이 성사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도 참석이 예상되는 만큼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할 수 있다.

중국 역시 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은 굳이 부인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중국 내 분위기는 우호적인 것과는 관계가 상당히 멀다고 해야 한다. 냉랭하다고 단언해도 크게 틀리지는 않을 것 같다. 양국의 상호에 대한 인식이 중국식 표현으로 하면 10만8000리나 차이가 날 만큼 극단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보인다.

우선 중국의 최근 대한관(對韓觀)을 보면 완전히 '때리는 시어머니를 등에 업고 말리는 시누이'라고 할 수 있다. 줏대 없이 미국 편만 주야장천 들면서 과도하게 까분다고 인식한다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 시어머니에 해당하는 미국보다 훨씬 더 밉지 않을 수가 없다.

사례를 살펴봐야 잘 알 수 있다. 올해 4월 19일 윤석열 대통령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힘을 통한 현상을 변경하려는 시도 때문에 대만해협의 긴장이 일어났다"면서 중국을 자극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중국이 반발하지 않는다면 이상하다고 해야 했다.

실제로 왕원빈(汪文斌) 외교부 대변인은 다음날 정례브리핑에서 마치 작심한 듯 "대만 문제는 순전히 중국 내정에 속한다. 중국의 핵심 이익 중의 핵심이다. 대만 문제의 해결은 중국인 자신의 일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다른 사람의 말참견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의미의 '부룽즈후이(不容置喙)'라는 사자성어까지 사용했다. 외교적으로는 적합하지 않은 상당히 이례적인 반발을 했다고 할 수 있다.

당연히 한국은 외교·안보 차원에서 중국을 압박하는 미국 쪽으로 줄을 잘 서고 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중국이 과도한 수준으로 패권국을 지향한다고도 판단하는 듯하다. 북·중·러 동맹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은 미·일과의 밀착이 단연 탁월한 선택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이런 현실에서 정상회담이 열리면 결론은 너무나도 뻔하다고 해야 한다. 성과는 둘째치고 양국의 상호에 대한 엄청난 시각 차이만 확인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최악의 경우 심각한 입장 차이로 인해 얼굴을 붉히지 말라는 법도 없다. 한국이 적극적으로 정상회담을 추진할 경우 체면도 구기게 된다.

심지어 만나지 않는 것이 더 나았을 것이라는 얘기를 들을 수도 있다. 중국정법대학의 한셴둥(韓獻東) 교수가 "한국의 현 정권은 아마추어라고 생각한다. 국력에 상응할 수준의 외교력을 전혀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중국과 척을 지게 되면 대가를 치른다는 사실을 왜 모르나. 이 경우 남북 문제에도 도움이 안 된다. 굳이 정상회담을 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한다"고 분석하는 것은 괜한 우려가 아니라고 해야 할 것 같다.

현재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는 대중 디커플링(Decoupling·공급망 배제) 전략으로 중국을 압박하면서도 물밑에서는 협력을 하고 있다. 실리는 다 챙긴다는 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한 교수를 비롯한 중국의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말리는 시누이'와 하나 다를 바 없는 우직한 아마추어라는 말을 듣는 것이 현실이 아닌가 보인다. 국익을 위해 당장 시급한 것은 정상회담이 아니라 대중 전략의 새판을 다시 짜야 한다는 뼈를 깎는 자기 성찰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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