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기고] 수요자 참여형 벼 품종 개발로 외래품종 대체!

[기고] 수요자 참여형 벼 품종 개발로 외래품종 대체!

기사승인 2023. 12. 28. 19:11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농진청
박기도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중부작물부장
2009년 다이슨에서 획기적인 제품이 나왔다. 바로 날개 없는 선풍기다.

선풍기에는 날개가 필수적인 요소였지만 다이슨사에서는 다양한 수요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결국 날개 없는 선풍기를 만들어 세계적인 바람을 일으켰다.

우리가 매일 먹는 밥도 이렇게 다양한 수요자의 의견을 반영하여 벼 품종이 개발되고 있다. 그동안 벼 품종 개발은 연구자들이 시대적 흐름을 반영하여 수량이 많고 병해충에 강하고 태풍이 와도 쓰러지지 않는 좋은 벼 품종들을 개발하여 왔다.

그러나 이제는 그 지역의 농업인과 소비자가 원하는 품종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자가 인공교배와 계통을 육성하고 벼농사를 짓는 농민이 기후와 자연환경조건에 적합한 품종을 선발하고 소비자가 밥맛을 평가하고 지역민들이 이름을 짓는 수요자참여형 벼 품종개발이 새로운 패로다임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러한 수요자참여형 벼 품종개발로 우리나라에 54천ha 이상 재배되고 있던 일본 벼 품종인 고시히카리와 아키바레 같은 외래품종을 우리나라 기후와 지역에 맞는 품종으로 빠르게 대체해 나가고 있다.

외래품종들이 개발된지 오래되어 병충해에도 약하고 태풍에 잘 쓰러져 재배하기도 어렵고 그로인해 품질이 떨어져 밥맛이 요즘 개발되는 새로운 품종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

대표적으로 수요자참여형 벼 품종개발로 성공을 이룬 곳이 고품질 쌀로 유명한 경기도 이천시이다.

2016년부터 연구자, 농업인, 유통업자, 소비자, 지역민들이 다함께 참여하여 개발한 '해들'과 '알찬미'가 7500ha 이상 재배되던 외래품종을 2023년 100% 대체했다.

해들과 알찬미는 이천지역 기후에 적합하고 병에 강하며 잘 쓰러지지않을 뿐 아니라 밥맛도 월등히 좋다.

소비자 밥맛평가에서 해들과 알찬미는 각각 48%와 45%가 밥맛이 좋다고 평가하여 외래 품종인 고시히카리와 아키바레의 29%와 2%에 비해 월등히 좋은 밥맛을 가진 것으로 평가됐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 분석 결과 2022년 해들과 알찬미 품종재배로 외래벼 대비 농가수입 340억원, 농산업체 628억원의 경제적 효과도 발생했다고 했다.

국립식량과학원 중부작물부에서는 이천시에서 경험한 성공적인 수요자참여형 벼 품종개발체계를 아산, 강화, 김포, 여주 진천 등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렇게 각 지역의 수요자들이 함께 참여하여 개발한 벼 품종은 그 지역의 명품브랜드가 돼 영농현장에 빠르게 보급되고 있으며 이렇게 생산된 쌀의 좋은 밥맛을 보고 소비자들이 선택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2024년까지 외래도입 벼 품종 재배면적을 1만 ha이하로 줄이고자 한다.

이에 발 맞춰 외래품종의 국가보급종 공급량을 축소중에 있다.

지금처럼 수요자 참여형 벼 품종개발이 확대된다면 더 이상 우리나라 환경에 적합하지 않는 외래품종이 설 곳은 없게 될 것이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