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고성국 칼럼] 총선의 해, 정치 빅뱅을 기대한다

[고성국 칼럼] 총선의 해, 정치 빅뱅을 기대한다

기사승인 2024. 01. 07. 18:12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고성국 주필
아시아투데이 주필
2024년은 격동의 한 해가 될 것이다. 낡은 정치와 새 정치의 대결, 구질서와 새 시대의 교체가 이루어지는 한 해가 될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구질서와 낡은 정치가 제 발로 물러나는 일은 없었다. '장강의 뒷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내듯' 낡은 정치의 퇴장도 새로운 정치가 행동할 때만 가능했다. 2024년이 그러한 일대 '정치 대사변'의 한 해가 되길 기대한다.

시대 전환은 일단 한번 시작되면 연쇄성과 불가역성을 보인다. 하나의 시작이 수많은 후속 행동들을 연쇄적으로 만들어내며 그렇게 해서 도래한 새로운 시대, 새로운 질서는 어떤 경우에도 다시 원점으로 회귀하지 않는 불가역성을 가진다.

이렇게 변화가 한번 시작돼서 연쇄성과 불가역성의 변화가 이루어지는 바로 그때 행해지는 선거가 '정초선거(foundation election)'다.

70여 년의 한국 현대 정치사는 수많은 선거로 점철되어 왔지만, 그 선거 이전과 그 선거 이후의 정치 구조와 정치 질서를 확연하게 구분 짓는 '정초선거'는 단 세 차례밖에 없었다.

현대 정치의 시작을 알린 1948년 5·10 총선거, 새로운 관료, 엘리트 집단의 전면적 출현을 알린 1963년 대선과 총선, 그리고 지금의 정치체제를 구축한 1987년 대선과 1988년 총선이 그것이다.

이승만 대통령이 이끈 건국, 박정희 대통령이 이끈 근대화, 그리고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연합'이 만들어 낸 민주화는 이 세 차례 정초선거가 만들어낸 새로운 정치구도, 새로운 사회질서였다.

지금 우리는 37년 전 1987년에 만들어 진 '87체제'가 잔명을 다해가는 시점에서 4·10 총선을 맞고 있다. 정초선거는 객관적 정세 조성만으로는 안 된다. 주관적 역량 축적이 있어야만 한다. 주·객관적 조건이 모두 갖춰졌을 때 비로소 정치빅뱅과 정초선거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2024년 총선이 과연 네 번째 정초선거가 될 것인가는 결국 정치 지도자들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수십 년 지속되어 온 87체제에 매몰되어 '여의도 문법'에 젖어있는 기성정치권에 대한 국민적 비판은 가히 폭발 직전이다. 그러므로 새로운 정치질서로의 전면적 재편, 이른바 "정치 빅뱅"은 선거승리를 위한 필수불가결한 조건이기도 하다.

〈순천자흥(順天者興) 역천자망(逆天者亡)〉 이라 했다. 민심이 곧 천심이라면 어느 세력이 흥하고 어느 세력이 망할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정치빅뱅을 먼저 시작하고 제대로 추진하는 세력은 국민의 선택을 받아 흥할 것이요, 정치빅뱅을 외면하고 기득권에 집착하는 세력은 국민의 버림을 받아 망할 것이다.

격변은 위기를 부르고 위기는 영웅을 낳는다. 누가 이 정치위기의 시대를 딛고 일어서 새 정치를 열 영웅이 될 것인가.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다시 천고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80여 년 전 이육사의 시 '광야'의 외침처럼 2024년이 초인(超人)을 부르고 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