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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 갱단 두목 탈옥 후 잇단 폭력 사태…폭탄 테러에 방송국 인질극도

에콰도르, 갱단 두목 탈옥 후 잇단 폭력 사태…폭탄 테러에 방송국 인질극도

기사승인 2024. 01. 10.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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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일간 국가 비상사태 선포, 페루 등 주변국도 긴장
에콰도르 TV 생방송 중 스튜디오 난입한 괴한들
9일(현지시간) 에콰도르 과야킬의 TC텔레비시온 방송국에 무장 괴한들이 난입한 모습. / EPA 연합뉴스
남미 에콰도르가 갱단 수괴의 탈옥과 교도소 폭동 사태 속에 치안 위기에 빠졌다고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이날 에콰도르 최대 도시 과야킬에 있는 TC텔레비시온 방송국에는 무장 괴한들이 침입해 방송 진행자와 직원을 인질로 잡고 이들을 총기와 수류탄으로 위협했다. 에콰도르 군과 경찰이 총격전을 동반한 진압 작전 끝에 관련자 13명을 체포하고 상황을 마무리했지만, 괴한들의 인질 위협 장면이 생중계되면서 시민들이 충격에 빠졌다.

이번 사건은 남미에서 악명 높은 마약 밀매 집단인 '로스 초네로스' 갱단의 수괴 아돌포 마시아스가 탈옥한 것과 관련해 다니엘 노보아 대통령이 전날 60일간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가운데 발생했다. 마시아스는 2011년 살인과 마약 밀매 등 죄로 징역 34년 형을 받고 복역 중이던 인물로, 지난해에는 대선 후보 살해 지시 의혹을 받기도 했다.

노보아 대통령이 군·경에 강력한 치안 유지를 지시했고 주민들에게는 야간 통행금지 명령이 내려졌지만, 줄곧 불안했던 에콰도르의 치안은 마시아스 탈옥 이후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

에콰도르 수도 키토 도심에서는 전날 밤부터 최소 5차례의 폭발 사건이 발생했고 과야킬, 에스메랄다, 로하, 엘구아보 등지에서는 차량 방화와 총격 사건이 이어졌다. 쿠엥카에 있는 대법원장 자택 앞에서도 폭발 사건이 보고됐다. 이반 사키셀라 대법원장은 "명백한 테러 행위"라고 말했다. 마찰라와 키토에서는 경찰관 최소 7명이 피랍됐다.

마시아스 탈옥을 전후로 6개 주에서는 교도소 폭동이 발생했고, 일부 교도관은 인질로 잡히기까지 했다. 폭동은 대부분 진압됐으나, 이날 '로스 로보스' 갱단 소속 수감자들이 탈옥하는 등 갱단 범죄가 통제에서 벗어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주요 코카인 생산국인 콜롬비아와 페루 사이에 있는 에콰도르는 마약 거래 통로로 이용되면서 갱단 간 분쟁으로 인한 강력 사건이 빈번히 발생하는 곳이다. 페루는 이번 사태로 인한 영향을 우려해 에콰도르 접경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미국 국무부는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고, 에콰도르 주재 중국 대사관은 일시 폐쇄됐다. 에콰도르에는 현재 600여명의 한인이 거주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주에콰도르 한국대사관은 이날까지 한인 피해는 접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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