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칼럼] ‘9·19 군사합의’의 근본 오류는 북한 핵 누락에 있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atooauto.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115010009062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24. 01. 15. 18:13

2024011601050010991
최승우 공학박사·네트워크 중심전 전공
9·19 군사합의는 대한민국 정부의 '일부 효력 정지'와 북한의 '효력 완전 무력화' 선언으로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고 있다. 9·19 군사합의의 공식 명칭은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다.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이 합의한 가장 중요한 내용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핵 없는 한반도 실현'이다.

「판문점 선언」과 '9·19 군사합의'의 구조와 내용을 살펴보면, 대통령이 통수권자로서 정치적으로 북한과 비핵화를 약속하고 실현할 테니 하위체계인 군사 분야에서는 군사적 긴장 완화와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중지하고 군사적 신뢰를 구축하라는 것이다. '9·19 군사합의' 6개항 22개 세항에 북한 핵에 대한 내용을 전혀 포함시킬 수 없는 구조이다. 통수권자의 약속대로 북한의 비핵화가 이루어졌다면 이상적인 구조와 내용으로 손색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김정은은 비핵화 의지가 전혀 없다는 사실을 거듭 밝히고 오히려 핵무장 고도화를 추진하면서 대남 핵 위협을 노골화하고 있다. 다음의 두 가지 분석 내용은 북한 비핵화가 얼마나 허망한 약속이었는지 자명하게 알게 해 준다.

첫째, 김정은이 정권을 차지하고 난 2012년부터 2022년까지의 탄도미사일 발사현황을 분석한 [표1]이 이와 같은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이 표를 보면,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를 의제로 한 미국과의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협상이 결렬되고 난 이후 중거리 및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량은 줄이고 오히려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집중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김정은이 핵-경제 병진 전략을 확고히 견지하면서, 애초부터 비핵화에는 관심이 없었고 일정 부분의 양보를 포함한 협상을 통해 미국과 국제 비확산체제의 제재 해제를 끌어내려는 것에 회담의 주안이 있었음을 실증하는 것이다.

둘째, 김정은은 2022년 9월 '핵무력정책법'을 제정하여 핵 교리를 완성하고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직접 '전술핵 운용부대'를 지휘하였다. 북한은 보도를 통해 보름 사이 강행했던 훈련의 일정과 목적을 상세히 공개하며, 사실상 한반도 전역과 동북아에 배치된 미국의 군사력을 겨냥했다는 점을 숨기지 않았다.

훈련 내용을 세부적으로 분석해 보면 정교하게 구성된 시나리오에 의해 훈련이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전체 훈련의 흐름은 ①선제기습 전술핵 타격 ⇒ ②미국의 개입 억제 ⇒ ③제2사명 달성의 순서로 진행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앞서 살펴본 두 가지 분석 결과는 북한 비핵화를 위한 정치·군사적 대응에 명백한 오류가 있었음을 밝혀주고 있다. 북한 핵과 관련해 대한민국 정부 내에서 이루어져 온 잘못된 정치-군사 관계는 정치권이 주도하고 군이 순응함으로써 "북한 핵 위협과 대응 방안 마련에 정치 분야와 국방 및 군사 분야가 일정 부분 분리되는" 결과를 초래하였고 북한 비핵화를 방해하는 안보 장애물로 작용하게 되었다.

북한은 군사 정찰 위성과 미사일을 계속해서 쏘아 올리고 핵 무력을 고도화하면서 대남 전술핵 공격 위협을 노골화하고 있다. 정치권과 군, 국민이 다 함께 북한 비핵화를 위해 온 힘을 집중해야 할 때다.

정치권은 과거와 같이 북한 핵을 제외함으로써 핵 위협에 눈을 감은 채 우리 군(軍)에 대해 북한군과 상호 신뢰를 구축하라거나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라고 요구하고 이를 종용해서는 안 된다.

'9·19 군사합의'의 가장 큰 오류의 본질은 여기에 있다. 현시점의 '9·19 군사합의'는 머리가 없어지고 몸뚱이만 남아 있다. 그럼에도 어느 정도는 살아 있다고 우기는 격이 되고 있다.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최승우 (공학박사·네트워크 중심전 전공)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