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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트럼프의 ‘안보 장사’ 동맹 불신 키운다

[사설] 트럼프의 ‘안보 장사’ 동맹 불신 키운다

기사승인 2024. 02. 13.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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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대선에 나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방위비를 문제 삼아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침공하도록 격려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자, 유럽과 한국 등 동맹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트럼프의 '안보 장사'가 도를 넘었다며 우려한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군 통수권자의 책무를 무겁게 여기라"고 비판했다.

트럼프의 말은 NATO 회원국이 각국 예산의 2%를 국방비로 쓰라는 압박인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북한의 핵 위협 앞에서 해서는 안 될 말이다. 이는 동맹 간 안보 약속조차 채권-채무 관계로 보고 돈을 내야 안보를 지켜주겠다는 것이다. 미 정부의 채무를 줄이려는 것이겠지만 미국 우선주의가 극에 달한 무서운 동맹관이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이에 "우방보다 적의 편을 드는 것으로 트럼프 당선 시 세계 질서가 대폭 바뀔 것임을 예고한 발언"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1950년 딘 애치슨 미 국무장관이 (한국을 미국의 극동 방위선에서 빼는) 애치슨 라인을 발표한 지 5개월 후 북한이 남한을 침략했다"고 상기시켰다. 트럼프 말이 동맹을 버리는 발언임을 빗댄 것이다.

트럼프 발언은 NATO만 해당하는 게 아니다.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은 트럼프가 한국과 일본의 미군 주둔도 극구 반대했었다고 말했다. 한국에 대해 방위비 분담금 50억 달러로 인상과 주한미군 철수를 위협한 전력도 있다. 북한 김정은과의 친분을 과시하고, 심지어 북핵을 현 상태에서 동결할 수도 있다. 미국만 믿다 위기에 처할 상황이다.

한·미·일 전직 고위 인사가 미국의 한 토론에서 트럼프 당선에도 한·미·일 협력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는데 '희망사항'일 뿐이다. 일본 관계자는 트럼프가 대만 방어 포기, 주한 미군 철수를 추진할 것으로 경고했다.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트럼프의 NATO 탈퇴를 전망했다. 북·중·러만 좋은 일이다. 미군 철수 등 최악 상황에도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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