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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오현경 영결식, 대한민국연극인장으로 엄수

故오현경 영결식, 대한민국연극인장으로 엄수

기사승인 2024. 03. 05.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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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재 "나도 곧 갈테니 다같이 한번 만나세"
정동환 "가르침 잊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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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별세한 연극배우 오현경의 연극인장 영결식이 열리고 있는 5일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에서 배우 박정자가 헌화 후 고인의 사진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60년 넘게 연극 무대를 지킨 고(故) 오현경의 영결식이 5일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야외공연장에서 대한민국연극인장으로 엄수됐다.

이날 오전 9시께 치러진 영결식에는 유족과 동료 연극인 100여명이 함께 했다. 이성열 연출가가 고인의 약력을 소개한 뒤 고인의 육성이 담긴 연극 '봄날'의 공연 일부를 감상했다. 생전 뛰어난 화술을 자랑했던 고인은 "누구 있냐. 아직도 자빠져 자고있어?"라며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대사를 낭독하는 모습이었다.

동료 연극인들은 연기에 관한 고인의 열정을 돌아보며 그를 추모했다. 손정우 대한연극협회 회장은 "선생님은 암투병 중에서도 연기의 품위를 잃지 않으려 스스로를 채찍질하셨다"며 "대사 한 줄이라도 틀리면 밤잠을 설칠 정도로 완벽을 추구하시며 연극인의 자세를 보여주셨다"고 말했다.

배우 이순재는 "실험극장 활동 당시 우리는 국어사전을 펴놓고 화술을 공부할 정도로 화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며 "TBC 시작할 때 함께했던 남자배우들이 저와 고인을 포함해 6명 있다. 그 중 이낙훈, 김동훈, 김성옥, 김순철 다 자네 기다리고 있다. 나도 곧 갈 테니 우리 가서 다 같이 한번 만나세"라며 작별을 고했다.


고인 추모하는 이순재<YONHAP NO-2020>
지난 1일 별세한 배우 오현경의 연극인장 영결식이 열리고 있는 5일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에서 배우 이순재가 헌화 후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우 정동환은 "연극을 감상하신 선생님이 대사가 하나도 안 들린다 하셨을 때 야속하고 절망적이었다"며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저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됐다. 선생님 만난 반백년 행복하고 감사했다. 가르침을 잊지 않겠다"고 했다.

고인은 생전 무대를 올렸던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주위를 한 바퀴 돌아본 뒤 식장을 떠났다. 유족들이 영정을 들고 연극인들이 뒤따르며 마지막을 배웅했다.

오현경은 지난 1일 8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1936년생인 고인은 1954년 서울고등학교 재학 중 연극반 활동으로 연기를 시작했다. 극단 실험극장 창립동인으로 활동하며 '휘가로의 결혼', '맹진사댁 경사' 등 많은 대표작을 남겼다. KBS 드라마 'TV 손자병법'에서는 만년 과장 이장수를 연기해 인기를 얻었다.

2차례 암 수술을 이겨내고 2008년 연극 무대로 복귀해 '주인공', '봄날' 등에 출연했다. 백상예술대상 연극 부문 연기상(1985), KBS 연기대상(1992) 등을 받았다. 2013년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 추대됐다. 그는 천안공원묘원으로 이장돼 영원한 안식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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