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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북·러군사협력과 진화하는 북한의 위협

[칼럼] 북·러군사협력과 진화하는 북한의 위협

기사승인 2024. 05. 07.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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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구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외교학박사
이중구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이중구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외교학박사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새로운 임기 6년이 시작된다. 지난해 북한의 우크라이나전쟁에 대한 지원이 대선을 앞둔 푸틴 대통령에게 큰 도움이 되었던 만큼, 5선에 성공한 푸틴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의지할 수 있는 버팀목이 될 것이다. 냉전기 수준으로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북·러군사협력이 남북관계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의 깊게 살펴야 할 시점이다. 푸틴 대통령이 대통령 취임 이후 북한을 찾는다면 북한은 러시아를 믿고 더욱 대담해질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포탄이 부족해진 러시아는 북한제 포탄을 수백만발 규모로 북한으로부터 들여온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6월 바그너그룹 수장 에브게니 프리고진의 군사 쿠데타 이면에는 포탄 부족 문제도 숨어 있었다. 물론 그 이전에도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을 제공하고 있다는 의혹이 있었지만, 프리고진의 쿠데타 사태 이후에 북한제 포탄을 확보하려는 러시아의 노력은 더욱 본격화됐다. 특히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의 지난해 9월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러 무기거래는 기정사실화됐다.

그 이후 북한과 러시아 간의 무기거래 정황과 해상교역 동향이 위성사진 등을 통해 국제사회에 자세히 알려지기 시작했다. 미국 정보당국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등 국제사회는 러시아 선박이 북한탄약을 싣기 위해 나진항을 수십회 방문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초 북·러 간 무기거래 규모는 우크라이나 당국에 따르면 포탄 약 150만발, 신원식 국방부 장관에 따르면 포탄 종류에 따라 50만~300만발 등 수백만발 규모에 이른다. 그 대가로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유엔안보리 제재결의안 한도를 초과하는 수준의 석유 등 에너지를 제공받고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3월 한달에만 16만 5000 배럴 이상의 정제유가 러시아로부터 북한에 공급되었다고 지적했다.

북·러군사협력은 북한으로 하여금 군사력 강화에 필요한 경제적 역량을 갖게 한다. 북한이 러시아에 대한 무기제공의 대가로 얻은 수익이 1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유엔안보리 결의안 1874호, 2270호에 따라 소형무기조차 다른 나라에 수출할 수 없었던 북한에게는 기대할 수도 없었던 못한 소득이다. 게다가 중동전쟁을 계기로 북한 무기가 더 다양한 권위주의 국가에 수출된다면 북한은 기존의 핵개발 계획만이 아니라 재래식 군사력 부문에도 투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둘째, 북한은 비축탄 보충 및 무기수출 지속을 위해서라도 무기생산 능력도 확장시켜갈 것이다. 북한은 유사시를 대비해 비축한 포탄을 러시아에 우선 제공한 것으로 보이며, 일일 평균 3~4만발의 포탄을 소모하는 러시아군의 필요에 따라서 추가 포탄도 계속 공급해야 한다. 따라서 북한은 부족해진 비축탄을 보충하고 러시아에도 제공하기 위해 포탄을 더 많이 생산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러시아도 북한의 무기생산량 확대가 특별군사작전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 무기생산 확대를 노력한 북한은 보다 현대적이고 확장된 군수생산 능력을 갖게 될 것이다.

셋째, 러시아의 첨단군사기술 이전 시 북한 핵·재래식 군사력의 질적 도약이 가능하다. 러시아가 북한에 핵심 핵무기 기술을 이전할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지난해 말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 성공에는 도움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군사협력의 대가로 노후화된 해·공군 전력의 성능개량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는 지난해 러시아 방문 시 김 위원장이 관심을 보인 순항·탄도미사일 기술도 포함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북한 군사위협의 진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유엔회원국과 협력하여 대북제재를 보강하고, 우리의 대비태세를 강화해야 한다. 우리 정부는 동맹 및 우방국과 함께 다섯 번째 임기를 시작하는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정치권에 대북제재 준수 및 북한에 대한 군사기술 이전 금지를 촉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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