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앙 직면한 부동산 산업도 한몫
차 한대 값 대도시 주택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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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젊은이들의 실업률이 15% 전후에 이를 만큼 사회문제화되고 있다는 사실 역시 꼽아야 한다. 기본적으로 주택 수요가 나름 왕성할 젊은 나이의 상당수 중국인들의 주머니가 텅텅 비어 있다고 단언해도 좋다. 여기에 폭망했다는 평가까지 듣는 부동산 산업의 대재앙까지 거론할 경우 주택 가격이 폭락하지 않는다면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최근 언론에서 자주 소개하는 극단적인 케이스를 거론해보면 현실을 잘 알 수 있다. 주인공은 헤이룽장(黑龍江)성 허강(鶴崗)시 중심지에 소재한 나름 괜찮은 70평방미터의 주택으로 6월 초에 고작 4만 위안(元·760만 원)에 거래됐다고 한다. 평당 600 위안이 채 안 되는 가격이었다. 이 정도 되면 '배춧값'이 아닌 '양팟값' 주택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자조의 의미가 너무나도 물씬거리는 '배춧값' 주택은 베이징 등의 대도시 주변에서도 많이 등장하고 있다.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이 열린 허베이(河北)성 장자커우(張家口)시를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베이징을 바로 지척에 두고 있으나 주택 가격은 허강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5만 위안 전후의 중소형 주택들이 수두룩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현지 부동산 관계자들에 따르면 수년 전만 해도 현재 시세의 최소 10배는 호가하던 주택들이다. 전국 주택 가격이 허강화(鶴崗化)하고 있다는 표현이 너무 심하다고 하기 어려운 이유가 아닌가 보인다. 베이징 하이뎬(海淀)구 중관춘(中關村)의 부동산 업자 추이후이(崔輝) 씨가 "아무래도 중국 전역의 주택 가격은 정점을 찍은 것 같다. 그렇다면 내려올 수밖에 없다. 그러나 속도가 너무 가파르다"면서 우려를 표하는 것은 진짜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한다.
문제는 허강화가 베이징 등의 1선급 대도시에서도 나타날 조짐을 보인다는 사실에 있다. 중형 자동차 한대 값에 불과한 50만 위안 전후의 주택들도 속속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외에 신1선급과 2선급의 다른 대도시들의 상황도 심각하기는 매한가지라고 할 수 있다. 주택 소유주들이 '바이차이자' 주택 등장에 덜덜 떨고 있다고 해도 크게 무리는 아닌 것 같다. 중국의 부동산 불패 신화가 이제 빠르게 깨져가고 있다고 단언해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