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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단체의 명분 없는 휴진에 참담함” 환자부터 병원 노동자까지 거센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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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제윤 기자

승인 : 2024. 06. 10. 18:03

오는 18일, 의협·교수 단체 집단 휴진 계획
대한의사협회와 의대 교수 단체가 오는 18일 집단휴진을 예고한 가운데 서울의 한 대학 병원의 의료진이 복도를 걷고 있다. /연합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가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에 반발해 오는 18일 전면 휴진을 예고하면서 환자단체는 물론 병원 노동자, 시민단체, 정치권까지 나서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한 '명분 없는 휴진'"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정부는 개원의 진료명령과 휴진 사전신고 명령 등 강경 대응에 나섰지만, 의료계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대정부 투쟁 전선을 견고히 하고 있다.

10일 정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환자단체와 병원 노동자 등은 서울의대 교수에 이어 의협이 오는 18일 집단 휴진을 예고하자 일제히 성명을 발표하고 맹비난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전공의에 대한 행정명령이 철회돼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일 것으로 기대했던 환자와 환자 가족은 휴진 결의 발표로 참담함을 느낀다"며 "서울대병원은 환자중심 병원이라는 설립 취지를 갖고 있는 대표 공공병원인데, 어떻게 국립대병원이 무기한 휴진을 선포할 수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의료계가 환자 생명을 볼모로 한 불법 행동 카드를 다시금 꺼내 들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경실련은 의사 집단의 끊이지 않는 불법행동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 고발 및 환자피해 제보센터 개선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의료계를 향해 대립각을 세웠다. 병원 노동자들로 구성된 전국의료산업노조도 의협에 명분 없는 휴진 협박을 철회하고 정부와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같이 의료계와 관련된 단체들의 일제 비판에도 의사집단은 환자를 인질로 한 집단행동을 확대하는 모양새다. 환자 목숨을 담보로 정부와 거래해 오던 의사들이 결국 직역의 이익을 위해 환자들의 목숨을 내팽개쳐 버린 것이다. 의협의 집단휴진에 동조할 의사들이 얼마나 있을지 두고 봐야 할 문제이긴 하지만 환자들의 불편과 고통은 불을 보듯 뻔하다.

국민 10명 중 8명 이상은 의사들의 집단행동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가 지난달 28~29일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85.6%는 "의사들은 집단행동을 중단하고 환자 곁으로 복귀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정부가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본격 가동하는 등 의료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만큼 의료계의 협조는 반드시 필요하다. 의사들은 집단휴진을 결의할 것이 아니라 전공의 후배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고, 대한민국 의료계가 바로 설 수 있도록 정부와 논의하는 일을 고민해야 한다.

박은철 연세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인구 구조 변화에 따라 지금은 의사를 늘려야 할 때다. 국민들께서는 아마 지금 의사가 부족하다고 느끼실 것이다. 의료계가 정부 방침을 되돌리지 못한 것은 국민의 동의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내년도 증원이 확정된 만큼 인정하고, 내후년 정원을 위해서라도 국민 설득 작업을 해나가자. 의사들이 현장에서 논리적으로 정부와 협상하고 국민을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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