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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인사 코앞인데… 은행·직원 승진기준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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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서영 기자

승인 : 2024. 06. 17. 17:56

상생금융 비용·ELS 손실 배상 여파
기존 연공서열→성과주의 인사 예고
이자장사 비판에 퇴직·성과급 줄어
임직원 "영업실적, 승진으로 보상해야"

다음 달 하반기 정기 인사를 앞두고 은행들이 고민에 빠졌다. 금리 인하 시점도 늦춰진 데다가 상생금융 비용 지출과 ELS(주가연계증권) 손실 배상으로 경영 불확실성도 커졌다. 그간 공격적으로 해왔던 기업대출의 역마진 우려와 함께 연체율 상승에 따른 충당금도 쌓아야 한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에는 그간 해왔던 근속연수가 중요 인사 기준이 되는 연공서열 방식의 승진 인사가 아닌 파격적인 성과주의 승진 인사를 하겠다는 게 사측 의견이다. 실적이 좋은 지점장은 승진을 시키되 실적 나쁜 지점장은 퇴직 또는 후선배치해 영업 현장에서의 긴장감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반면 직원들은 작년 사상 최대 실적 기록과 올 상반기 영업 성과를 승진으로 보상받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이자장사로 고액 연봉을 받는다는 지적으로 퇴직금과 성과급이 줄어들었으니, 승진 인사로 대신 보상을 해달라는 얘기다. 이미 인사적체가 심화된 은행 조직에서 대규모 승진으로 인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노사간 올 하반기 인사를 두고 동상이몽인 까닭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다음 달 1일 하반기 정기 인사를 실시한다. 앞서 신한은행은 정상혁

행장이 하반기에도 '성과주의 인사로 영업에 대한 보상을 하겠다'면서 지점장급 승진 인사를 실시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하반기 인사에선 그간 승진자가 없었으나 이번에는 성과가 있는 지점장에겐 승진을, 성과가 저조한 지점장은 후선으로 배치한다. 정 행장은 지난 3일 영업본부장급을 대상으로 진행한 회의에서도 상반기 영업에 더욱 매진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순이익을 기록하며 상반기 승진 인사를 대폭 진행했다. 현재 40세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는 만큼, 퇴직자 자리에 승진 및 이동 인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노조 측은 하반기에도 상반기 규모의 승진 인사를 요구하고 있다. 매년 퇴직금과 성과급이 감소하면서 승진인사폭을 넓혀야 한다는 입장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점 축소와 어려운 경영 환경 등을 이유로 상반기 수준의 승진 인사는 어렵지 않겠냐"라고 전했다.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은 최근 잇따라 터진 금융사고로 승진 인사는 예년수준으로 하되, 내부통제와 하반기 영업 실적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먼저 우리은행은 7월 5일 지점장급 인사를 시작으로 12일에는 팀장급 인사를 실시한다.

우리은행도 점포 수가 줄어들면서 하반기 인사 규모가 예년보다는 작을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올해 순이익 1등을 목표로 한 우리은행은 부서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매주 비상경영체제를 가동 중이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지난달 20일 열린 영업본부장회의에서 상반기 영업 강화를 당부했다. 특히 기업대출을 무작정 늘리기보다 '토털 마케팅'을 주문했다. 대출 상품 하나만 취급하지 말고 기업대출을 하면서 급여이체나 외환거래 등 종합적인 영업을 하고, 그 영업 실적을 각 영업본부장들이 직접 챙기라고 요구한 상황이다.

KB국민은행도 7월 초 하반기 인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통상 하반기 인사는 육아휴직 등으로 공석이 된 자리에 이동 및 승진인사를 실시하는데 올해도 전년과 비슷한 규모로 인사가 진행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이달 초 이뤄진 확대경영진 간담회에서 내부통제를 재차 강조했다. 최근 대출 부풀리기 등 2건의 금융사고가 나면서다.

이에 이 행장은 임직원들에게 전 사업그룹에서 시행하는 문서를 발송만 하지 말고 실제로 실행하는지 확인하라고 주문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하반기 인사를 앞두고 승진 규모를 노사간 합의 중에 있다"면서 "지점 축소와 인력 감축 등으로 지점장 및 임원급 인사가 줄어들고 있어 승진자가 많아지긴 어렵다"고 밝혔다.
 

윤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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