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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노조연합 “극우파 유럽의회 선거 승리 후 직장 내 인종차별 증가”

프랑스 노조연합 “극우파 유럽의회 선거 승리 후 직장 내 인종차별 증가”

기사승인 2024. 07. 11.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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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DT 노조 "인종차별 범죄 연 1~2회에서 지난 몇주간 20건으로 증가"
차별
프랑스 노조연합에 따르면 유럽의회 선거 이후 인종차별 범죄 신고가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픽사베이
최근 유럽의회 선거에서 프랑스 극우파가 승리한 이후 현지에서 인종차별 범죄가 늘고 있다.

BFM TV는 10일(현지시간) 프랑스 노조연합과의 인터뷰를 인용해 자국에서 한동안 주춤했던 인종차별 범죄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9일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에서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연합(RN)이 득표율 31.37%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이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의회 해산 및 조기총선 실시라는 긴급 결정을 내렸다.

그럼에도 지난달 30일 치러진 조기총선 1차 투표에서도 극우 정당이 득표율 1위(33.2%)에 오르며 극우 열풍을 이어갔다.

이같은 분위기는 프랑스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노조연합에 따르면 '반이민법'을 주장하는 극우파가 약진한 유럽의회 선거 이후 직장에서의 인종차별 범죄가 증가했다.

최근 몇 주간 노동조합 솔리데르와 CFDT에 접수된 인종차별 범죄 중 조합원이 직장에서 들은 차별 발언은 "여기서 일하지 말고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 "너는 그냥 외국인이냐. 아니면 살짝 합법적인 외국인이냐" 등이었다.

솔리데르 노동조합에서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줄리 페루아는 "RN이 승리한 유럽의회 선거 이후 막아둔 둑이 터지듯 주춤했던 인종차별 범죄가 재발했다"고 밝혔다.

그는 "접수된 신고서에 따르면 인종차별 범죄가 다시 증가하기 시작한 초반엔 범죄 발생 장소가 주로 길거리였지만 지금은 티켓 판매소와 같이 시민들을 대하는 공공장소도 있다"고 설명했다.

공공재정·열차·보건 부문 노조가 밝힌 바에 따르면 인종차별 범죄는 승객과 열차 승무원뿐만 아니라 직장 동료들 사이에서도 발생했다.

페루아는 "신고서를 읽어보면 인종차별 발언이 전혀 공격적이지 않은 것처럼 행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시민들의 이성을 붙잡고 있던 고삐가 풀린 것 같다"고 했다.

CFDT 노조의 총비서인 베로니크 흐비오드는 "우리 노조에서 인종차별 범죄는 보통 1년에 1~2건 발생하지만 지난 몇 주 만에 20건이 접수됐다"며 직장 내 인종차별 범죄가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흐비오드는 "직장 내 인종차별 범죄가 위험한 이유는 직장 전체의 분위기를 바꾸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간접적으로 인종차별 발언을 듣는 것만으로도 직장 분위기가 달라진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각 노조에 신고된 인종차별 범죄는 전국인권자문위원회(CNCDH)가 매년 발간하는 보고서에 기록된다. 지난달 27일 발간된 보고서에 따르면 '관용' 부문 점수가 눈에 띄게 감소했으며 인종차별 행위가 가파르게 증가했다.

프랑스 노조연합은 인종차별 발언만으로도 처벌 대상이 되므로 차별 범죄 피해를 입을 경우 노조의 도움을 받아 신고서를 제출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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