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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바이든 후보 사퇴 이후 미국의 대외정책

[칼럼] 바이든 후보 사퇴 이후 미국의 대외정책

기사승인 2024. 07. 25.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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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은식 한국전략문제연구소장
 조 바이든 차기 미국 대통령 후보 사퇴로 미국의 대선 레이스가 요동치고 있다. 암살 미수사건으로 승기를 잡고 굳히기에 들어갈 듯 싶었던 트럼프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후보의 등장으로 지지율 격차가 2%대 오차범위 내로 좁혀졌다. 고령 리스크로 시달렸던 바이든은 지난 6월 27일 트럼프와의 토론에서 기력이 쇠진하여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잦은 말실수 모습을 보여, 민주당 주요 지지자·당원들을 중심으로 바이든 교체론을 불러일으킨 끝에 결국 사퇴하였다.

 민주당 중진인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등이 해리스 지지 선언을 하고 낙태권 보장을 주장하여 여성들의 표를 흡수하는 등 해리스가 상승물결을 타고 있어 트럼프와의 진검승부 결과를 오리무중으로 만들었다. 미국의 대선은 지역별로 지지세가 확연하여 펜실베이니아 등 6개의 스윙 스테이트에서 선거인단을 확보하는 후보가 승리한다. 바이든의 후보 사퇴와 해리스의 등장이 불러올 미국 대외정책, 특히 미중갈등과 러우전쟁에 미칠 영향은 무엇일까?
 
 ◇해리스는 바이든 정부의 정책과 전략지속할 가능성 높아

 미국은 국익과 시스템에 의해 움직이는 나라이므로 누가 대통령이 되든 미국의 대(對)중국정책은 연속성을 띨 것이고 중국에 계속 견제구를 날릴 것이다. 물론 해리스는 트럼프에 비해 바이든 정부의 대외정책을 더 계승할 것이다. 대중국 강경정책을 유지하며 동맹 강화와 다자주의를 통해 중국을 견제하려고 할 것이다. 경제적 제재와 인권문제를 강조하면서 미국의 첨단기술 보호와 제조업 강화에 주력할 것이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을 계속할 것이며 대중 포위와 러시아 약화, 그리고 대유럽 영향력 확대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강화할 것이다. 인권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계속 강조할 것이고 중국과 러시아의 인권문제와 권위주의적인 통치에 대한 비판을 계속할 것이다.

 이를 구체적으로 적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경제 및 무역정책에 있어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과 지적 재산권 침해에 적극 대응하면서 미국의 경제적 이익을 보호하려 할 것이다. 둘째, 공급망 재편을 통해 중국의 기술발전 특히 반도체 분야의 도전을 저지하기 위한 기술발전을 억제하고 미국의 기술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에 집중할 것이다. 셋째, 사이버 보안을 강화할 것이다. 바이든 정부는 중국의 사이버 공격과 스파이 활동에 대응하기 위한 사이버 보안전략을 강화해 왔다. 미국의 주요 인프라와 기업을 보호하고 중국의 해킹과 사이버 공격에 대한 억제력을 지속해서 유지해 가려 할 것이다  넷째, 인도 태평양전략을 지속 강화해 갈 것이고 따라서 대일본 외교관계를 더 중시하고 한미일 외교관계를 강화시키려 할 것이다.

 다섯째, 남중국해에서의 군사 활동과 홍콩 민주화운동 탄압에 대한 제재를  포함하여 중국의 특정기업과 개인에 대한 금융접근을 제한할 것이다. 여섯째, 미국·일본·인도·호주가 참여하는 쿼드(QUAD)와 미국·영국·호주가 참여하는 오커스(AUKUS) 협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중국의 일대일로와 군사적 영토 확장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다. 일곱째, 유럽과의 협력증대를 위해 대우크라이나 지원을 촉구할 것이다. 여덟째, 미국 노동자와 중산층 보호를 위한 정책을 강화할 것이며 미국 내 일자리 창출을 통한 경제적 안정을 도모할 것이다. 그 외 중국의 미국에 대한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여론조작 시도를 차단하려 할 것이고 이를 위해 글로벌 기술표준 설정에 주도적인 역할을 계속할 것이다.
 
 ◇미국이 안고 있는 중병을 극복해야

 하지만 이러한 전략의 수행에 제약이 되는 요소와 미국 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해리스는 대중국정책의 지속성과 일관성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도전과제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를 선제적으로 해나가야 한다. 그래야 미국의 경제·군사·외교적 이익을 보호하고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유지·강화할 수 있다.

 또한 현재 미국은 네오 리버럴리즘의 실패에 직면해 있다. 소수를 보호하기 위하여 다수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은 보편주의에 어긋난다. 남녀평등을 부르짖는 미국사회는 다시 각성해야 한다. 도저히 양해할 수 없는 부분을 강요하고 있다.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버드와이저 불매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기업의 역할은 싸고 품질이 좋은 상품을  만들어 판매하여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다. 그런데 ESG는 돈을 못 벌게 하는 현상이다. 다양성(Diversity)을 존중한다는 게 오히려 미국 가치의 실현을 어렵게 하고 있다. 이처럼 오늘날 미국이 중병에 걸려있다.

 보편적 원칙과 기준을 자기 입맛대로 재단하는 미국예외주의를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다극체제를 달성하려는 측의 주장이다. 미국 예외주의는 미국이 정치·경제·사회·역사 등 모든 부문에서 다른 국가와는 구별되는 특별한 나라라는 신념 또는 그런 신념에 기초하여 국제사회에서 여러 조약이나 관습법에 대해 미국은 예외적인 특례적용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으로 많은 나라들로부터 질시를 받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대선후보가 처해있는 상황과 유사

 민주주의 국가인 미국과 한국의 대선후보 유형이 상당히 닮았다. 검사 출신인 윤석열 대통령과 범죄혐의로 재판을 받는 피의자인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립은 역시 검사 출신인 해리스와 많은 혐의로 기소된 트럼프 간의 대결과 유사한 구도다. 남아있는 세달 반 동안 카멀라 해리스에겐 힐러리 클린턴이 성공하지 못했던 유리천장을 깰 기회다.

  검사 출신인 해리스가 숱한 법집행경험을 활용해서 여러 건의 형사기소를 당한 트럼프를 몰아세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국이 도처에서 벌어지는 미국의 패권을 약화시키고 일극지배 체제를 끝내려고 도전하는 파고를 잘 극복할지 두고 볼 일이다.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주은식 한국전략문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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