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WP “시진핑 방미 때 최소 친중 35개 시위대에 중 공관, 비용 지원”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atooauto.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904010002263

글자크기

닫기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4. 09. 04. 09:02

WP "지난해 11월 APEC 참석 시진핑 환영 전미 최소 친중 35개 시위대에 중 공관, 호텔·식사 비용 지원"
"중 외교관 4명, 폭력 친중 시위대와 접촉...60명 경호원 고용"
"반중 시위대 공격 12건 이상"
바이든 시진핑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23년 11월 15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가 열린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우드사이드의 저택 '파일롤리 에스테이트(Filoli Estate)'에서 취임 후 두번째 대면 정상회담을 한 후 경내를 산책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미국 주재 중국 공관이 전미 최소 35개 친중 시위대를 조직적으로 지원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자유 티베트를 위한 학생들', '홍콩 민주주의 위원회', '중국 민주당' 등으로부터 확보한 사진·동영상 2000여개, 친중 시위대의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 메시지, 35명 이상의 목격자 및 미국 관리·분석가들과의 인터뷰, 경찰 보고서 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WP는 친중 단체 지도자들과 중국 정부 관리의 행동을 식별하기 위해 안면인식 소프트웨어도 사용했다.

◇ WP "지난해 11월 APEC 참석 시진핑 환영 전미 최소 친중 35개 시위대에 중 공관, 호텔·식사 비용 지원"
"주미 중 외교관 최소 4명, 폭력 친중 시위대와 접촉...친중 시위대 보호 목적 최소 60명 경호원 고용"

WP 분석에 따르면 뉴욕·펜실베이니아·워싱턴주 등에서 최소 35개의 친(親)중국공산당 재외 중국인 단체들이 시 주석이 미국에 체류하던 지난해 11월 14~17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친중 시위에 참여했고, 로스앤젤레스(LA) 주재 중국 영사관은 이들의 호텔과 식사 비용을 인센티브로 제공했다.

여러 친중 단체의 공동 설립자 또는 창립자로 LA에서 사업을 하는 루치앙은 미국 최대 중국어 신문 중 하나인 월드저널 인터뷰에서 시 주석을 환영하기 위해 버스 20대를 준비하고, 400개의 호텔 방을 예약해 800명이 샌프란시스코에 올 수 있도록 조율했다고 밝혔다.

동영상에는 LA 및 샌프란시스코 주재 중국 영사관 소속 최소 4명의 외교관이 친중국공산당 시위대 사이에서 반중 시위대를 겨냥한 폭력 행위자들과 직접 접촉하는 모습, 중국 정부와 관련된 일부 중국인 단체 지도자들이 폭력 행위에 가담한 상황 등이 담겼다.

중국 외교관들은 친중 단체를 보호하기 위해 최소 60명의 사설 경호원을 고용했다고 WP가 준비에 관여한 7명의 인사를 인용해 전하다.
clip20240903200020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23년 11월 15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가 열린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우드사이드에서 취임 후 두번째 대면 정상회담에 들어가기 전 취재진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AP·연합뉴스
◇ WP "시진핑 방미 기간, 방중 시위대 공격 12건 이상...친중 청년들, 반중 시위대 폭행"

시 주석 방미 기간에 친중 및 반중 중국인 시위대 양측에서 모두 폭력이 있었으나, 가장 과격한 폭력은 친중국공산당 활동가들이 선동했다고 WP는 지적했다.

반중 시위대를 대상으로 한 공격은 12건 이상 발생했고, 이 가운데 반중 시위에 참여한 70대·50대·40대 3명이 지난해 11월 17일 친중국공산당 지지자에게 맞은 사건이 가장 심각했다. 당시 친중 지지자를 상징하는 빨간색 스카프를 한 젊은이 9명 중 한명이 이들에게 'Fxxx'라고 욕을 했고, 이들이 'Fxxx 시진핑'이라면서 맞대응하자 이들을 둘러싸고 폭행했다.

이처럼 친중국공산당 활동가들의 폭력 행위는 젊은 사람들이 조직적으로 수행했다. 당시 반중 시위대는 깃대(flagpole), 화학물질 스프레이, 주먹 및 발길질 등으로 공격당했으며 얼굴에 모래 한 움큼을 맞은 경우도 있었다.

WP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발생한 사건은 중국공산당이 모든 반대 의견에 대한 불관용을 미국으로 확대하고, 미국 도시에서 수정헌법 제1조 권리(표현의 자유)를 행사하는 사람들을 표적으로 삼으려는 의도를 보여준다"며 "중국이 국경을 넘어 중국 공산당과 티베트·신장웨이우얼(新疆維吾爾·신장위구르) 자치구·홍콩 및 중국 본토에서 계속되는 인권 침해에 반대하는 중국계 일부를 탄압하려는 더 광범위한 글로벌 패턴의 일부"라고 지적했다.

1991년 9월 중국 베이징(北京)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일어난 민주화 시위대에 대한 학살 사건 이후 미국 뉴욕 기반으로 활동하는 가오광쥔 변호사는 "중국은 미국민이 어떻게 시 주석을 환영하는지 자국민에게 보여주고 싶어 한다"라면서 "그것은 선전이며, 그것이 그들이 많은 돈을 쓰는 이유"라고 말했다.

베단트 파텔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WP에 "우리는 일부 친중국 맞불 시위대가 평화적으로 시위를 하는 단체들과 폭력적으로 충돌한 것을 알고 있다"면서 "개인을 위협하고 괴롭히는 한편 표현과 집회의 자유를 훼손하려는 중국의 노력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했다.

이와 별개로 연방수사국(FBI)도 해당 폭력 행위를 조사하고 있다.

워싱턴 D.C.주재 중국대사관은 WP에 보낸 성명에서 "일부 미국 단체와 기관들이 자발적인 환영 그룹에 대한 근거 없는 '조사'와 명예를 훼손하는 추정, 중국 외교관 및 영사에 대한 비방을 위해 날조된 증거를 꿰맞추고 있다"면서 "이는 순전히 정치적 책략"이라고 주장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