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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년의 잡초 이야기] ‘잡초 이야기’를 시작하며

[김대년의 잡초 이야기] ‘잡초 이야기’를 시작하며

기사승인 2024. 09. 05.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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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년 작가
잡초이야기를 시작하며
김대년 작가가 스스로 그린 자신의 모습
아시아투데이는 매주 본란에 김대년 작가의 '잡초이야기'를 싣는다.

<편집자주>

내 인생에서 잡초는 늘 곁에 있었다. 어렸을 적에는 놀이도구로, 직장인 시절에는 주말마다 아내가 운영하는 식당 정원 풀 뽑기로 많은 시간을 보냈다. 퇴직 후 가사 일에 전념하면서 본격적인 잡초와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뽑고, 잘라내고, 갈아엎어도 뒤돌아서면 고개를 내미는 잡초들…. 나는 서서히 지쳐갔다. 그리고 나태한 정신과 부실한 육체는 "이제 잡초와 휴전해! 잡초와 사이좋게 지내면 안 돼?"라며 끊임없이 나를 유혹하고 있었다. 그 무렵이었을 것이다. 잡초의 장점과 가치들이 보이기 시작한 것은…. 그리고 잡초가 보여주는 자연의 섭리와 교훈에 빠져들게 된 것은….

그토록 극악스러웠던 내가 마지못해 마음의 문을 조금 열었음에도 잡초들은 넉넉한 품으로 나를 안아주었다. 애초 이 땅의 주인이었던 잡초답게, 지금도 지구를 묵묵히 지켜주는 최고의 수호자답게 잡초들은 많은 이야기들을 전해주기 시작했다.

치열하게 경쟁하되, 이웃 식물과 공생하는 것이 왜 이로운지를 아는 지혜, 뿌리를 내린 땅과 끊임없이 유익한 물질을 주고받으며 살아남는 생존본능, 종족 번식을 위해 자기 자식을 멀리멀리 보내는 의연함…. 그뿐이랴. 그들이 우리 인간에게 주는 고귀하고 소중한 선물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지구의 까마득한 후배인 우리 인간들에게 전해줄 잡초들의 더 많은 이야기와 선물 보따리들이 궁금해진다. 그리고 기다려진다. 비밀의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는 어린아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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