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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 사법부, 마두로에 반인류 범죄 혐의 체포영장 발부

아르헨 사법부, 마두로에 반인류 범죄 혐의 체포영장 발부

기사승인 2024. 09. 25.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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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전날 밀레이 향한 영장 발부에 대한 맞불"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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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왼쪽)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아르헨티나 일간 엘에코노미스타
날카롭게 각을 세워온 아르헨티나와 베네수엘라의 대립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베네수엘라가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에 체포영장을 발부하자 아르헨티나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으로 맞불을 놨다. 아르헨티나는 인터폴 적색수배도 조치할 예정이다.

라나시온 등 아르헨티나 언론은 24일(현지시간) 부에노스아이레스법원이 베네수엘라 정부의 반인류 범죄 혐의가 소명된다고 인정, 마두로 대통령과 베네수엘라 정부 및 군경 고위급 인사 30명에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보도했다. 체포 대상에는 베네수엘라의 2인자로 꼽히는 디오사도 카베요 내무장관도 포함돼 있다.

인권단체 '민주주의 방어를 위한 포럼(FADD)'이 베네수엘라의 정치탄압 피해자를 대리해 제기한 소송에서 법원은 "(마두로 대통령이 집권한) 2014년부터 현재까지 박해, 인권탄압, 실종(강제구금), 고문, 살인 등과 관련된 체계적 계획이 베네수엘라에 존재하고 있음이 인정된다"며 반인류 범죄에 대한 보편적 관할권을 적용해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FADD는 "마두로 대통령이 영구집권을 위해 공포정치를 펴고 있다고 사법부가 인정한 것"이라며 이번 체포영장 발부가 이념 또는 경제적 이유로 베네수엘라에 애매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는 국가에도 경고가 될 수 있다고 환영했다.

아르헨티나 사법부가 마두로 대통령에 체포영장을 발부하면서 베네수엘라와 아르헨티나는 장군 멍군을 주고받은 셈이 됐다. 앞서 베네수엘라 대법원은 23일 밀레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됐다고 확인했다. 베네수엘라 검찰은 지난 2월 아르헨티나에서 발생한 자국 화물기 압류사건을 들어 절도 등의 혐의를 적용해 밀레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신청한 바 있다.

이념적으로 대척점에 서 있는 우파 밀레이 대통령과 좌파 마두로 대통령은 막말을 주고받으며 그간 첨예하게 대립해왔다. 특히 부정선거 의혹이 불거진 지난 7월 베네수엘라 대통령선거 후 대립은 격화됐다.

밀레이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국민은 마두로의 공산주의 독재를 끝내기 위해 투표를 했다"며 "(선거에서 확인된 민의를 부정으로 뒤바꾼) 사기극(대선결과)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대선의 부정선거 의혹을 가장 먼저 비판한 중남미 정상이었다.

이에 발끈한 마두로 대통령은 밀레이 대통령을 향해 "못생긴 게 멍청하기까지 하다"며 "쓰레기 같은 밀레이, 독재자는 바로 너야"라고 인신공격성 막말을 퍼부었다. 이어 분을 못참은 듯 "(밀레이가 링에서 나랑 붙으면) 1라운드도 못 버틴다"는 말도 했다.

이에 아르헨티나 대통령실은 대변인 성명을 내고 "바보에게서 바보스러운 짓이 나오는 것"이라고 원색적 표현으로 맞섰다. 갈등이 심화되면서 베네수엘라는 결국 아르헨티나와 단교했다.

CNN 스페인어판은 아르헨티나와 베네수엘라 정상 간 갈등과 대립에 대해 "이념적 대척점에 서 있는 두 사람이 서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며 지지기반을 공고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최근 분석했다.

남미커뮤니케이션연구소(ISEC)의 에두아르도 마르티네스 교수는 인터뷰에서 "각각 극단적 우파와 좌파로 이념은 완전히 다르지만 두 사람에겐 대중주의에 편승한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마두로는 밀레이를 베네수엘라 내정에 간섭하려는 외세의 대표 주자로 삼아 때리고 있고 밀레이는 중남미 좌파지도자 중에서도 가장 왼쪽에 서 있는 마두로를 공격해 중남미의 대표적 우파지도자로 입지를 다지려는 계산을 갖고 있다"며 각각 상대방을 이용해 이념적 지지세력의 결속을 유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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