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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아웅산 수치 석방 촉구…“바티칸 피난처 제공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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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4. 09. 25. 12:25

POPE-MYANMAR/ <YONHAP NO-4164> (REUTERS)
2017년 5월 바티칸에서 미얀마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과 대화하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모습/로이터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군부 쿠데타 이후 혼란이 거듭되고 있는 미얀마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교황은 군부에 의해 구금된 아웅산 수치 미얀마 전 국가고문의 석방을 촉구하고 바티칸을 피난처로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24일(현지시간) 공개된 예수회 간행물 '라 치빌타 카톨리카(La Civilta Cattolica)'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 동남아시아 사도순방 중 가진 예수회 사제들과의 비공개 회담에서 이같이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13일 동남아시아·태평양 4개국을 순방했다. 이들 국가에서 예수회 사제들과 가진 회담은 비공개였지만 이후 교황의 허락을 받은 사제가 예수회 간행물에 게재하며 내용이 알려지게 됐다.

교황의 발언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가진 회담에서 "3년동안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는 미얀마는 삶·가족·꿈과 미래를 잃었다"며 무엇을 하라고 권할지, 어떻게 해야 희망을 잃지 않을 수 있겠냐는 미얀마 출신 사제의 질문에 대한 답변 가운데 나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늘날 미얀마에서는 침묵할 수 없다. 무언가를 해야한다"며 "(미얀마의) 미래는 모든 사람의 존엄성과 권리에 대한 존중, 모든 사람이 공동선에 기여할 수 있는 민주적 질서에 대한 존중에 기반한 평화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웅산 수치 고문의 석방을 촉구했고 로마에서 수치 고문의 아들을 만났다"며 수치 고문에게 바티칸을 피난처로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는 수치 고문이 지켜져야 할 정치적 상징이라고도 강조했다.

교황은 군부 쿠데타 발발 이후 항의하는 시민들에 대한 군경의 유혈진압이 이어졌던 지난 2021년 2월 민간인들에게 총을 쏘지 말라며 중무장한 군경 앞에 무릎을 꿇은 안 누 따웅 수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젊은이 여러분들이 그렇게 용감해지기를 기도한다"고 당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얀마에서 수치 고문과 직접 만난 인연이 있다. 지난 2017년 12월 미얀마를 방문했던 교황은 수치 고문과 회담 후 나란히 올라 연설을 했다. 당시엔 수치 고문이 이끌던 민주주의민족동맹(NLD)가 총선에서 승리한 뒤 출범한 민선 정부가 한창일 때였다. 교황은 이날 연설에서 "미얀마의 미래는 모든 구성원의 권리와 존엄, 모든 민족의 정체성에 대한 존중에 기반을 둔 평화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치 고문은 지난 2021년 2월 군부 쿠데타 직후 군부에 잡혀 구금 중인 상태다. 군부는 수치 고문에게 반역·뇌물 수수 등 각종 혐의를 제기했고 수치 고문은 총 27년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지난 4월 군부는 수치 고문을 가택연금으로 전환했다고 밝혔지만 그의 정확한 위치나 상태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얀마에선 쿠데타 군사정부에 맞서는 민주화진영과 소수민족 무장단체 등의 반발로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유엔은 지난주 발표한 보고서에서 "군정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침묵시키고 군인들을 모집하기 위해 살인과 체포를 늘렸다"고 지적했다. 유엔은 쿠데타 이후 군부에 의해 5350명의 민간인이 사망된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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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년 2월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민들에 대한 군경의 유혈탄압이 이어지자 무장한 군경 앞에 무릎을 꿇고 시민들에게 폭력을 쓰지 말아달라며 애원하는 안 누 따웅 수녀의 모습/찰스 마웅 보 추기경 SNS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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