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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는 문형태가 오랜 시간 천착해 온 주제다. 그는 자기 자신이나 가족, 연인, 친구 등 '나'와 관계된 주변 사람들을 그리며 삶의 본질을 탐구한다. 문형태는 일상의 것들을 일상적이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봄으로써 관계에서 오는 양면적인 감정들과 삶의 이중성을 재치 있게 풀어낸다. 그의 회화는 내면의 감정이 표출된 듯 해체된 인물 묘사와 화려하면서도 묵직한 색채 그리고 거친 선이 특징이다.
문형태 작업의 밑재료는 '흙'이다. 그는 "흙은 저의 일상을 시작하는 곳과 마무리하는 곳, 또한 생성과 소멸이라는 뜻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작가는 자신이 살았거나 머물렀던 곳에서 가져온 흙으로 삶의 흔적을 작업에 입히고자 했다.
문형태는 캔버스에 황토와 물을 섞어 바른 다음 표면에서 건조된 흙을 걷어낸 후, 노랗게 흙물이 든 캔버스 위에 오일이나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린다. 화면 위에 은은한 황토색이 만들어내는 따스하고 서정적인 분위기는 흙물을 사용한 작업 방식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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