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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레이미 감독의 2007년작 '스파이더맨 3'로 신고식을 치렀던 '베놈'의 인기가 이렇게 오랫동안 유지될 줄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팬들도 대부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평상시에는 검정색 슬라임 장난감처럼 볼품없는 외모인데다, 숙주와 힘이 합쳐지면 흉측한 괴물 형상으로 변신해 사람을 마구 잡아먹는 등 사랑받을 구석이 전혀 없는 악당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8년과 2021년 각각 공개된 '베놈'과 '베놈 2: 렛 데어 비 카니지'는 이처럼 비호감도가 높은 빌런이 주인공인 안티 히어로물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는 걸 처음 증명했다. 1편이 8억5000만 달러(약 1조1742억 원), 2편이 5억 달러(약 7000억 원)를 전 세계에서 차례로 쓸어담은 가운데 국내에서도 두 편 합쳐 600만명 가까운 관객을 동원했을 만큼 준수한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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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과정에서 줄거리 흐름 상의 논리적 개연성이나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 이유 등은 1편과 2편처럼 여전히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는다. 극중 외계인을 믿는 가장 '마틴'(리스 이판)도, 나름 비장한 '스트릭랜드' 장군(치웨텔 에지오포)과 유년 시절의 남 모를 아픔을 지닌 닥터 '페인'(주노 템플)도 '에디'와 '베놈'의 만담 혹은 액션 쇼를 돋보이게 하는 도우미에 그칠 뿐이다.
그럼에도 훈훈한 마무리로 유종의 미를 거둔다는 점에서 트릴로지의 마지막으로는 그런대로 제 역할을 다한다. 최근 '조커: 폴리 아 되'의 흥행 참사로 코믹스의 빌런을 앞세운 작품에 실망감이 높아진 국내 관객들을 상대로 어떤 반응을 이끌어낼지도 관심거리다. 15세 이상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