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양극화, 소외된 이웃 등 지적...한마음·은혜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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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는 12년을 '1회'(會)로, 3회·36년을 '1대'로 규정해 시대를 구분하는데 올해는 개교 109주년이라서 3대를 끝내고 4대를 시작하는 중요한 해다. 11월 3일 취임하는 성도종 종사는 익산 중앙총부에서 태어난 원불교 역사의 산증인이다. 그는 향후 6년간 원불교 4대를 이끌어갈 최고지도자로서 교도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전북 익산 원불교 중앙총부 종법원 접견실에서 22일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성 종사는 이러한 교도들의 마음을 아는지 "저는 종법사에 당선되는 순간 내 몸이 내 몸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누구의) 아버지나 할아버지가 아니라 오직 대중들이 선출한 공물(公物)"이라고 종법사 자리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밝혔다.
성 종사는 교단의 집단 지성으로 3대의 성과와 과오를 결산하고 4대를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종교가 본연의 역할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의 양극화가 심해지고 소외된 이웃이 늘어나는 가운데 기존 종교가 타성에 젖다 보니 젋은 세대가 종교를 외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젊은 세대를 교당으로 끌어드리는 것은 쉽지 않다"며 "(그럼에도) 종교가 거품을 걷어내고 본질적인 면에 충실하다면 떠났던 이들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낙관했다.
또 성 종사는 "인간 본성을 깨닫고 인류를 비롯한 일체 중생이 낙원 생활 하자는 것이 우리(원불교)가 세운 서원"이라며 "모든 문제는 마음에서 비롯됐다. 소태산 대종사님의 개교 정신인 '물질을 개벽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100년 전 일이지만 지구에는 여전히 그 말씀이 울림이 있다"고 강조했다.
성 종사는 "원불교가 실속에 비해 과분한 평가를 받고 있다"며 "항상 겸손한 자세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하려고 한다"며 4대를 맞는 원불교의 역점 사업 5가지를 꼽았다. 5가지는 △교법 정신 회복 △교화 구조의 대변화 △세계교화 기반 확충 △지속 가능한 지구공동체 실현 △전무(출가 교도로서 일생을 헌신한 분) 출신 역량 강화와 제도 개선 등이다.
그간 미국 교화에서 성과를 보인 것도 '서원의 힘'이라고 성 종사는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서 태어난 조그만 교단이지만 세상 어디든 간다는 당찬 포부를 가지고 있었다"며 "세계를 이끄는 미국사회를 교화하지 못하면 뒤떨어진다고 생각했다. 이 공부 이 사업(수행과 복덕행) 하듯이 교민이 있는 곳에 교당을 열었고 현지인도 교무가 나올 수 있도록 교육기관을 세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성 종사는 모두가 가슴에 새겨야 할 단어로 '더불어'를 꼽았다. 그러면서 "더불어 마음을 하나로 (하고), 더불어 세상을 하나로 (하고), 모두가 더불어 공부하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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