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미니 10집 '엑스(X)' 발매
|
올해 데뷔 15년차를 맞이한 밴드 씨엔블루가 최근 서울 강남구 FNC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진행된 미니 10집 '엑스(X)' 관련 인터뷰에서 이같은 자신감을 드러냈다. 약 3년 만에 신보로 돌아온 씨엔블루는 '15년차 다운' 앨범을 선사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정용화는 "10집이기 때문에 더 챙겨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20집을 달려가기 위한 새로운 시작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정신은 "15년차인데, 그만큼 알맹이 있는 앨범으로 인사를 드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최근 발매된 '엑스'는 앨범명 그대로 무한한 가능성의 의미를 담고 있다. 씨엔블루만의 정체성을 그려내면서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동시에 실었다. 멤버들이 전곡에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타이틀곡 '그리운건 그대일까 그때일까 (A Sleepless Night)'(이하 '그그그')는 미디엄 템포 록 장르의 곡으로 헤어진 연인에 대한 추억과 그리움이 머릿속을 끝없이 맴도는 상황을 그려냈다. 이 외에도 '배드 배드(BAD BAD)' '레이서(RACER)' '가장 사랑했던 너에게 (To. My Love)' '퍼스널 컬러(Personal Color)' '투나잇(Tonight)' 등 총 6곡이 실렸다.
그간 씨엔블루의 곡들을 작사, 작곡해온 정용화는 "항상 씨엔블루의 음악은 어떤 걸 해야 할지 고민을 하는데 이번에는 원초적인 밴드 사운드에 집중했다. 그동안 더 신나게 하기 위해 소스를 넣고 악기를 얹히는 방식으로 곡을 쓸 때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다시 밴드의 원초로 돌아가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그그'는 하상욱 시인의 글 구절에서 영감을 받았다. 정용화는 우연히 하 시인의 시를 보고 리듬과 멜로디가 떠올라 곡 작업을 시작했다. 이전까지는 가사나 제목에서 기억에 남도록 신경을 썼다면, 이번 곡에선 리듬이 기억에 남도록 방향을 잡았다.
멤버들은 '그그그'처럼 '그리웠던 시절'로 데뷔 당시를 꼽았다. 정용화는 "녹음을 마치고 앨범이 나오지 않은 상태였는데, 너무 들려주고 싶은 마음에 홍대로 가서 차 창문을 조금 연 채 노래를 틀어놨던 기억이 난다. 그때 반응이 좋았다. 그 반응을 즐겼었다. 너무 순수하게 음악을 했던 때라 그립다"고 전했다.
부침도 많았다. 데뷔 초에는 라이브를 위해 직접 사비를 들여 음악방송 무대에 서기도 했다. 핸드싱크라는 비난을 받기 싫었던 마음이 컸기 때문이었다. 당시엔 '길게 봤을 때 승리하는 그룹이 되자'는 꿈이 있었다. 하지만 그래서 무대는 한정적이었고 국내에서는 '씨엔블루는 라이브가 아니면 무대에 서지 않는다'는 편견이 생겨 페스티벌 무대에도 오르기가 힘들었다. 최근이 되어서야 국내 페스티벌 무대에 올랐다는 씨엔블루는 "이제야 우리의 진짜를 보여줄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정신은 "차라리 지금 페스티벌 무대에 오른다는 게 좋은 점도 있다. 우리는 수많은 무대를 경험했기 때문에 무대 위에서 임기응변 능력도 강하고 라이브 셋팅이 엉망이어도 잘 대처하는 방법을 안다. 그리고 생각보다 우리의 곡을 좋아해주는 분들이 많았다. 관객들의 호응 덕에 우리도 에너지를 받았다. 더 많은 무대를 통해 대중들과 가까워지고 싶다"고 말했다.
씨엔블루가 데뷔했을 당시에만 해도 밴드가 대중적으로 사랑 받는 경우는 드물었다. 현재에는 데이식스, QWER 등 다양한 밴드 그룹이 음원차트에 이름을 올리며 사랑을 받고 있다.
강민혁은 "'밴드의 붐'이 왔다는 걸 실감한다. 음악적인 발전도 상당하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그래서 우리는 더 보여드릴 게 많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용화는 "밴드는 오래 되어도 멋있는 느낌을 주지 않나. 밴드 음악이 와인처럼 오래 될수록 멋있는 음악이라는 걸 알리고 싶고 그 문화가 자리 잡았으면 한다. 또 다양한 밴드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