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공급 늘어도 ‘래미안’이라면”…삼성물산, ‘닥공’ 수주로 왕좌 굳힌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atooauto.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106010002297

글자크기

닫기

김다빈 기자

승인 : 2025. 01. 06. 15:52

'사업비 6200억' 신당10구역 재개발에 단독 '입찰 의향서' 제출
한남4구역·신반포4차·방배7구역 등 연내 '쌍끌이 수주' 눈독
“핵심지 재건축 활기…‘래미안’ 위상 향상시킬 사업지로 점찍은 결과”
이미지
서울 강남구 '래미안 라클래시' 모습./삼성물산 건설부문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이 최근 들어 서울 등 수도권에서 재건축·재개발 사업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재건축 수주에 소극적이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현 정부가 서울에서 주택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재건축·재개발 조합에 사업을 독려하고 있는 것이 이유로 분석된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한강 변·강남권 등 주요 사업지에서 재건축이 활기를 띄며, 삼성물산도 서울 핵심지 수주를 통해 '래미안' 브랜드 파워를 더욱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평가된다.

동시에 삼성물산은 최근 현대건설·포스코이앤씨 등에 밀려 약점으로 평가받던 도시정비사업 부문 영향력 확대에도 힘을 쓸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통해 수년째 시공능력평가순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건설업계 '왕좌'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최근 단독으로 서울 중구 신당10구역 재개발 조합에 시공 입찰 참여 의향서를 제출했다. 삼성물산만이 이곳 재개발 수주를 위한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신당10구역 재개발 사업은 신당동 236-100번지 일원에 최고 35층·17개 동·1423가구 규모의 아파트 및 부대 복리시설을 공급하는 프로젝트다.

이곳 재개발이 사업비만 6200억원 수준인 데다,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 1호 사업지라는 점에서 다수 건설사가 관심을 보인 바 있다. 다만 지난해 11월 마감된 실제 입찰에서는 참여한 건설사가 한 곳도 없었다. 이런 와중에 삼성물산이 시공사 참여 의향을 내비치며 수주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조합 관계자는 "향후 삼성물산에 최종 입찰 마감일을 전달한 후 구체적인 계약 조건까지 합의가 이뤄진다면, 조합원 총회를 열어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이 올해 서울에서 '래미안' 깃발 꽂기를 목표로 하는 사업지는 신당 10구역뿐만이 아니다. 수주 총력전에 나선 한강 변 재개발 최대어 한남4구역을 비롯해 △잠실 우성 1·2·3차 △신반포 4차 △방배7·15구역 △대림가락아파트 재건축 △광나루현대 리모델링 사업 등에서 '쌍끌이 수주'를 준비하고 있다. 이 가운데 대림가락 재건축, 광나루현대 리모델링 사업은 수의계약 방식으로 수주가 유력한 상황이다.

최근 몇 년 전만 해도 삼성물산은 재건축 사업 수주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지난 2016년~2019년에는 4년 동안 정비사업 수주실적이 전무하기도 했다. 재건축 사업에 대한 삼성물산의 기조가 변화한 것을 두고 업계는 서울 주요 사업지를 중심으로 시공권을 따내는 삼성물산의 선별 수주 기조와 현 정부의 재건축 활성화 방안이 맞아떨어진 것을 이유로 꼽고 있다. 지난 2021년 부동산 활황기를 지난 후 들어선 현 정권이 서울 내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한 카드로 노후화된 서울 주요 지역 정비사업을 점찍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3조6400억원 가량의 수주고를 기록한 삼성물산의 정비사업 실적을 보면 다수 사업지가 서울 등 수도권에 위치한 곳들이었다. △서울 잠원강변 리모델링 △용산 남영2구역 재개발 △신길2구역 △안양시 종합운동장 동측 일원 재개발 등이다.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 서울을 중심으로 부동산 경기가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이며 삼성물산 또한 그간 미뤄왔던 도시정비사업 부문 영향력 확대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국내 최고 위상을 자랑하는 아파트 브랜드 래미안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서울 핵심지 위주로 선별 수주에 나서고 있다. 최근 광주 신가동 재개발 사업 참여를 포기한 점도 이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김다빈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