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미국의 대이란 제재로 ‘미국 편’ UAE의 이란 무역도 꽁꽁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atooauto.asiatoday.co.kr/kn/view.php?key=20190728010017575

글자크기

닫기

김지수 기자

승인 : 2019. 07. 28. 15:53

Emirates Germany Iran <YONHAP NO-0144> (AP)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 사진출처=/AP, 연합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구성하는 7개 토호국 중 하나인 두바이는 전통적으로 이란 기업들이 해외 사업을 하기 위해 진출하는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로 인해 양국간 교역량은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UAE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더불어 전통적으로 이란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해왔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對)이란 압박 역시 적극 환영했지만 결국 칼끝이 스스로에게 돌아오는 양상이다.

파이낸셜타임스의 26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UAE 정부 관계자들은 지난해 700억 디르함(약 22조6000억원)에 달했던 이란과 UAE간 무역 규모가 올해 반토막이 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로 중동지역에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고, 이란의 화폐가치가 무너진데다 미국의 제재를 두려워한 기업들이 몸을 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법률회사 클라이드앤코의 패트릭 머피 파트너는 “(양국간) 무역이 감소하고 있는 원인은 주류 금융기관들이 리스크를 극도로 회피하는 경향 때문에 이란과 사업을 하는 UAE 기업 고객들과 거래하지 않으려 하는 것이 부분적 이유”라고 설명했다. 유가 하락과 생활비 상승으로 안 그래도 수년째 부진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UAE는 이란과의 무역마저 급감하면서 더욱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

UAE에서 사업하는 이란 기업들이 대부분 기반을 두고 있는 두바이 지역 부동산 가격은 2014년과 비교했을 때 25% 이상 하락했다. 경제성장률 역시 지난해 1.9%까지 떨어졌다. UAE에 거주하는 이란인은 3년 전 11만7000명에서 현재 7만3000명으로 줄었다. 또 UAE를 방문하는 이란인의 수도 2016년 70만명에서 현재 35만명까지 감소한 상태다.
이란을 둘러싼 중동 지역 분쟁의 결과는 UAE에게 재앙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UAE의 경제 모델은 주로 항구 및 공항 등 교통 인프라·관광업·역내 무역을 기반으로 한 것이어서다. 두바이는 국제무역박람회 ‘EXPO 2020’ 개최를 준비하면서 인프라에만 80억달러 이상을 쏟아부었다. UAE 토호국 중 하나인 푸자이라에는 세계 최대의 석유수송허브가 위치해 있다.

UAE가 받고 있는 경제적 충격은 미국과 이란 간 분쟁이 중동 지역 전체에 얼마나 큰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전부터 UAE는 이란과 사이가 좋지 않았고 이번 미-이란 분쟁에서도 미국의 편을 들었지만 결국 자국에까지 대이란 제재의 역풍이 미치고 있다.

UAE는 여전히 이란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UAE의 수도이자 UAE를 구성하는 7개 토호국 가운데 가장 부자 나라인 아부다비는 도널드 트럼프의 대이란 강경 압박 정책을 가장 열렬히 지지한 후원자 중 하나다. UAE의 실질적 지배자인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는 오랜 기간 이란에 대해 매파적인 입장을 취해왔으며, UAE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핵합의 탈퇴를 선언했을 당시 이를 환영한 몇 안되는 나라 중 하나였다.

다만 UAE 정부 관계자들은 이란과의 긴장이 고조될 경우 자국이 그 유탄을 고스란히 맞게 될 리스크가 있음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지난 5월 UAE 영해인 푸자이라 해역에서 유조선들이 사보타주 공격을 받았던 당시 미국과 영국이 이란을 배후로 지목하며 강력 비난한 반면 UAE는 자국 영해에서 발생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이란에 대한 비난을 삼갔다. 더이상의 긴장 고조는 곤란하다는 생각에서 이란에 대한 비난의 톤을 조절했다는 것이 UAE 관리들의 전언이다.
김지수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