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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말리아 내전 이후 30년만에 극장서 첫 영화 상영…“역사적인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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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리 기자

승인 : 2021. 09. 23. 15:55

Somalia Attack <YONHAP NO-4068> (AP)
지난 7월 10일(현지시간) 소말리아 모가디슈에서 발생한 자살 폭탄 테러로 목숨을 잃은 시민의 시신을 의료진들이 옮기고 있다./사진=AP 연합
1991년 내전이 발발한 소말리아에서 30년만에 처음으로 극장에서 영화가 상영됐다고 2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이날 수도 모가디슈에 있는 소말리아 국립극장에서는 소말리아 영화감독 이브라힘 CM의 단편영화 두 편이 상영됐다. 이곳에서 소말리아 영화가 상영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 티켓 값은 10달러(약 1만1800원)로 대부분의 소말리아인들에게는 비싼 수준이었다.

아브디카디르 아브디 유수프 극장장은 “소말리아 국민에 역사적인 밤이 될 것”이라며 “이는 수년간의 도전 끝에 어떻게 희망이 되살아나는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소말리아의 작곡가, 극작가, 영화감독, 배우들이 재능을 펼쳐 보일 수 있는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모가디슈에는 문화 전성기 시절 많은 영화관들이 있었지만 내전이 시작되면서 모두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1967년 마오쩌둥의 선물로 중국 엔지니어들이 세워준 국립극장에는 한때 라이브 공연과 연극이 상영되기도 했지만, 내전 이후로는 무장조직의 기지로 사용됐다. 지난 2012년에는 재개관했지만 2주 만에 폭탄테러를 당하는 수난도 겪었다.
소말리아인들은 다시 극장에서 영화를 볼 수 있게 되어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동시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영화를 좋아한다는 한 시민은 “옛날에는 국립극장에서 콘서트, 댄스 공연, 영화 등을 보곤 했지만 어느 순간 모가디슈에서 밤에 문화생활을 즐기기 어려워져 슬프다”면서도 좋은 시작이라고 전했다.

여섯 아이의 엄마인 또 다른 시민은 “학창 시절 친구들과 국립극장에서 공연과 연극을 보곤 했다”며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밤늦게까지 외출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게 안전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선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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