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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라화 폭락세…터키 국민 3명 중 2명 “인플레로 의식주 해결도 버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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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애 이스탄불 통신원

승인 : 2021. 12. 21. 10:34

응답자 90% "달러 폭등으로 경제 상황 나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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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난으로 연일 가치가 폭락하고 있는 터키 리라화. 20일(현지시간) 기준 터키 리라화는 달러당 17리라 수준으로 하락했다. /사진=정근애 이스탄불 통신원
터키 리라화 가치가 연일 폭락하며 물가가 치솟고 있는 가운데 터키 국민들이 체감하는 생활고는 지난해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스탄불 소재 시장조사업체 NG가 20일(현지시간)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문 참가자의 82%가 최근 경제위기로 인해 구매력이 감소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매력이 늘었다는 응답은 6%에 불과했고, 변화가 없다고 답한 참가자는 12%였다.

지난해 실시된 동일한 설문조사에서 구매력이 감소했다고 답한 응답자가 38%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생활고를 호소한 국민이 두 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온라인 연구 플랫폼 벤데림키와 함께한 이번 설문조사는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됐으며, 다양한 사회경제적 그룹에 속한 18세 이상 터키 국민 2045명이 참여했다.
현재의 경제적 상황에 대한 질문에서는 78%가 불만족스럽다고 응답했다. 1년 전 동일 설문조사에서 같은 응답을 한 참가자 비율이 50%였던 데에 비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다. 만족한다는 응답자는 4.4%에 그쳤다.

눈에 띄는 대목은 설문 참가자 3명 중 2명이 현재의 경제적 상황에서 대출 없이 의식주나 교육에 대한 기본적인 니즈를 충족시킬 수 없다고 응답했다는 점이다. 현재의 경제적 상황에 불만을 가진 응답자 대부분이 기본적인 니즈 충족조차 어려워하고 있는 것이다.

설문 참가자의 82%는 소득이 충분하지 않아 저축을 할 수 없다고 답했다. 특히 리라화 가치 폭락으로 인해 최근 터키 내 식품 가격이 크게 인상된 것과 관련해 응답자 10명 중 9명은 이에 식품 쇼핑을 할 때 더 적은 양을 구매하거나 저렴한 제품을 구매함에도 불구하고 저축이 어려워졌다고 답했다.

또 저축을 할 수 있다는 응답자는 16%에 불과했으며 나머지는 경제적 여건과 상관없이 저축을 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10명 중 9명은 달러 폭등으로 인해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으며, 향후 경제 전망에 대해서도 10명 중 7명은 앞으로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했다.

레제프 타이입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리라화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상황에서도 금리인하 정책을 고수하겠다고 밝혔다. ‘신의 의지’로 인플레이션이 떨어질 것이라 자신한 그가 뿔난 민심과 경제적 고통을 어떻게 잠재우려 하는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근애 이스탄불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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