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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반도 때리는 우크라이나, 동부전선 고전…마린카 퇴각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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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원 기자

승인 : 2023. 12. 27. 15:33

우크라, 흑해함대 공습 성과…러시아는 마린카 점령
CRIMEA-UKRAINE-RUSSIA-CONFLICT
2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크림반도 지역을 공습한 이후 러시아 전함 위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 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이 다시 교착 상태에 접어든 가운데 우크라이나군이 크림반도 지역에서 일정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동부전선에서는 차질을 빚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이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날 러시아가 점령 중인 크림반도 남부 항구도시 페오도시야를 공습했다. 이 공격으로 러시아 흑해함대 상륙함 노보체르카스크호가 파손됐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밝혔다. 크림 자치공화국 보건당국은 이 공습으로 1명이 사망했으며 4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공습은 지난 수개월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흑해함대에 가한 가장 큰 공격으로 평가된다. NYT는 지난 1년간 러시아 방어선을 돌파하려는 우크라이나군의 노력이 실패한 가운데 크림반도에서는 우크라이나가 보기 드문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8월에도 크림반도 지역을 공격해 러시아 전함을 파손한 바 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를 겨냥해 미사일을 쏘기 위한 지점으로 크림 지역을 이용해 왔고, 우크라이나는 이를 저지하고자 크림반도를 반복적으로 공격하고 있다. 흑해전략연구소는 우크라이나군이 올해 들어 10월까지 크림반도와 흑해함대에 대해 최소 155차례 공격을 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다만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 해역에서 거둔 성공은 육지 동부전선에서의 실패로 인해 퇴색됐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도네츠크주(州) 서부 도시 마린카에서 퇴각했다고 밝혔다. 전날까지는 마린카를 점령했다는 러시아의 주장을 부인했으나 결국 이를 인정한 것이다.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마린카라는 도시는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며 이곳의 상황은 지난 5월 러시아에 빼앗긴 바흐무트와 같다고 말했다. 그는 퇴각 배경에 대해선 "영토 모든 부분이 중요하지만 우리 병력의 생명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마린카는 바흐무트와 마찬가지로 전략적 가치가 아주 크진 않지만, 이 도시에서의 퇴각은 우크라이나가 이른바 대반격 실패 후 동부전선에서 수세에 몰리고 있는 상황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일진일퇴의 공방 속에 전쟁이 긴 교착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양측은 병력 충원을 통해 장기전에 대비하려 하고 있다. 전날 우크라이나 정부는 더 많은 병사를 모집하기 위해 군 입대 가능 연령을 기존 27세에서 25세로 낮추는 내용을 국회에 제출했다. 러시아는 앞서 자국 병력 규모를 기존 115만명에서 132만명으로 15% 증원하는 방침을 공식화한 바 있다.
이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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