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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아버지’ 만나는 삼성·SK… AI 동반자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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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 기자 | 최지현 기자

승인 : 2024. 01. 24. 06:00

오픈AI CEO 올트먼, 이번주 방한
탈엔비디아…AI 반도체 협력 논의
고성능 D램 핵심 HBM 선제 대응
설비투자 늘려 공급망 강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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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후인 2027년 전 세계 인공지능(AI) 시장 규모는 4200억 달러(약 550조49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대비 15배 급증한 수치로, 우리 정부 한해 예산에 맞먹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기업들의 AI 투자 성패를 예측하며 "전체 AI 시장 크기와 시장이 그만큼 열려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답한 바 있다. 그런 최 회장이 가장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영역이 바로 AI다. 이를 통해 파생 될 모든 산업의 잠재력을 떠올려 보면 그 유망함을 가늠할 수 있다.

전세계 첨단산업 혁신을 이끌어 온 삼성과 SK로서는 열리고 있는 'AI' 트렌드를 주도하느냐 못 하느냐에 명운이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시점에 생성형 AI 시대를 상징하는 '챗GPT'의 주인공,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이번주 한국에 온다. 삼성과 SK와의 만남을 산업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샘 울트먼 CEO가 이번 주 방한 시 SK 최 회장을 비롯해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등을 만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방한 일자가 26일이며, 삼성전자 평택공장과 이천 SK하이닉스 본사를 찾을 것이라는 비교적 구체적인 일정도 언급되고 있다.

오픈AI는 현재 전 세계 AI 산업의 최전선에 위치한 기업으로 AI 산업의 선봉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22년 11월 생성형 AI 챗GPT가 성공을 거두면서 전년도 대비 무려 57배 증가한 16억달러(2조976억원)의 매출을 올린 기업이다. 무엇보다 국내 산업계가 샘 CEO의 방한에 주목하는 이유는 오픈AI가 미국 반도체기업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AI 반도체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 때문이다.
삼성전자, SK그룹과 오픈AI의 회동에서는 엔비디아에 견줄 수 있는 AI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협업이 이뤄진다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오픈AI에 HBM(고대역폭메모리)과 같은 차세대 메모리를 공급하고, 그간 쌓아온 반도체 설계 기술력을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또 반도체 생산을 위한 대규모 자금 투자 논의도 이뤄질 전망이다.

삼성전자에서는 이번 회동에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대표이사(사장)을 비롯해 메모리사업부, 시스템LSI사업부, 파운드리사업부 등 각 부문 경영진들까지 총출동할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는 AI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올해 AI 반도체 설비 투자를 확대하고 생산량을 늘려 HBM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삼성 측은 올해 HBM의 시설투자를 2.5배 이상으로 늘릴 것이며, 내년에도 그 정도 수준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메모리 업체들의 투자 여력이 좋지 않은 상황에도 대규모 자금 투입을 이어갈 것이라는 뜻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4세대 제품인 HBM3을 양산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5세대 HBM3E도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SK그룹은 최 회장이 직접 만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SK로서는 신생 AI 반도체 동맹 구축을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AI를 SK하이닉스 뿐 아니라 그룹 전반의 역량을 끌어올릴 핵심 산업으로 지목하고 있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AI 서비스로 통신 이상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건 AI 산업에 이용되는 반도체다. 챗GPT가 업그레이드 하면서 더 많은 양의 반도체를 필요로 하고, 직렬 연산에 특화된 기존 반도체가 아닌 AI에 적합한 반도체의 수요가 높은 상황이다. 파운드리를 특화한 국내 기업으로서는 매우 중요한 기회로 인식되는 이유다.

SK그룹은 관련 채비에 분주하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조직개편에서 AI인프라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산하에 HBM 관련 역량과 기능을 결집한 'HBM 비즈니스' 조직을 만들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인 고성능 D램으로 AI반도체의 핵심부품으로 꼽힌다. 최 회장은 지난달 미국 가우스랩스를 방문해 직접 사업 현황 등을 챙긴 점도 AI 때문이다. 가우스랩스는 SK가 지난 2020년 설립한 첫 AI 연구개발 전문기업으로, SK하이닉스는 반도체 공정에 가우스랩스의 AI 솔루션을 도입해 생산 효율과 수율을 개선 중이다.

한편 오픈AI가 방한하게 된 이유인 주요 반도체 변화에 대해서는 기존 엔비디아 같은 GPU 중심에서 메모리로 바뀔 경우 국내 기업들에게 좋은 기회라는 진단이 나온다.

이경전 경희대학교 경영학·빅데이터응용학과 교수는 "오픈AI처럼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기업에서 메모리를 많이 쓰는 형태로 알고리즘을 바꾸면 메모리 반도체가 주력인 우리 기업들이 더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고 말했다.
안소연 기자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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