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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총선 결과로 현 정부 초기부터 추진해 왔던 규제 완화를 포함한 부동산 정책들의 이행은 앞으로도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 1월 10일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 공급 확대 및 건설경기 보안 방안'(1·10대책)을 발표하며 부동산 경기 부양에 나섰다.
도심 공급 확대와 관련해선 재건축·재개발사업 속도 개선, 1기 신도시 재정비, 소규모 정비사업 지원 및 도심복합사업 지원 등을 제시했다. 다양한 유형의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도시·건축 규제 완화, 세제 및 금융 지원, 기업형 장기임대 활성화, 전세사기 예방 및 피해지원 등을 밝혔다. 건설경기 회복을 위해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및 유동성 지원, 지방 사업 여건 개선, 사업장 별 갈등해소 지원, 건설사업 리스크 완화, 재정 조기 집행, 민자사업 확대 등 폭넓은 대책 방향을 전했다.
하지만 1·10대책 세부 추진 과제 중에 법·시행령 개정이 필요한 것들이 많아 실행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표적으로 준공 후 30년 이상 지난 아파트들이 안전진단 통과 없이 재건축 추진이 가능하도록 하는 '재건축 패스트트랙'은 '도시 및 주거 환경정비법 개정안'이 발의되긴 했으나 시행 여부는 장담하기 어렵다.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한 기업구조조정(CR) 리츠에 대한 세제 지원도 '민간 임대주택 특별법'이 개정 돼야 가능한데 언제 가능할지 알 수 없다.
물론 1·10대책 모든 과제들이 사라진다고 할 순 없다. 21대 국회 임기가 끝나는 5월 전까지 정부와 여야 간 긴밀한 협조를 통해 합의점을 찾을 수 있다. 오히려 더 나은 방안이 나올 수도 있다. 다만 이를 위해선 거대 야당도 현 부동산 경기 상황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현재 부동산시장은 수요·공급 모든 부분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고금리가 계속되며 소비자들은 집을 사거나 팔기 힘들고, 건설사들은 집을 짓기 힘들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월 말 주택 인허가는 전월 대비 11.2%가 줄었고, 주택 착공 실적은 전월보다 51.7%가 감소했다. 이처럼 공급이 감소하면 2~3년 뒤 입주시장은 공급 감소에 직면할 수 있다. 공급이 줄면 피해를 많이 보는 이들은 세입자 즉, 서민들이다. 전월세 시장이 불안정해지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금리 인하와 세제 개편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이번 총선 결과로 시장의 불확실성은 더욱 가중됐으며, 그나마 규제 완화 등을 기대했던 수요자들은 실망이 클 수밖에 없다.
남은 21대 국회가 어떤 것에 집중을 할 것인지 바통을 이어받는 22대 국회는 또 어떤 것을 선택해 집중하느냐가 부동산 시장 향방을 가늠할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선거를 위해 쏟아냈던 다양한 공약들 가운데 선택과 집중을 통해 많은 것들은 버려질 것이다. 남은 공약들의 이행 여부에 따라 시장의 양극화는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제는 선거의 무게를 내려 놓고 건설시장의 현안에 대해 심도 있는 분석과 대안을 찾아 시장 안정을 꾀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