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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비단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구촌 공통된 문제를 해결하는 월드 에코노믹 포럼(WEF, World Economic Form)이나 국제구호 개발기구인 옥스팜(Oxfam) 등의 미래 보고서 역시 향후 글로벌 메가트렌드로 고령화와 도시화 외에 인류의 불평등과 갈등 심화를 우선 제시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주문하고 있을 정도다. 삶의 질이나 주거의 질적 개선을 전제로 한 여건 변화와 트렌드를 주거 복지정책의 방향이나 제도, 시스템 등으로 풀어나가야 함을 의미한다. 이미 선진 외국에서는 이를 다양한 주거정책으로 풀어내고 있다.
예컨대 영국은 안전하고 살기 좋은 양질의 사회주택 재고를 확보하는 데 이어 거주민의 민원 해결을 위한 정책 방안 도입을 도전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독일은 임대인과 세입자 모두를 위한 균형 잡힌 법률적 정비에 나서고 있다. 미국은 전략계획을 마련해 2026년까지 소외된 지역사회 지원과 커뮤니티에 대한 지원강화를 통한 공정성 향상(Advance Housing Justice), 건강관리와 주거의 결합(Integrate Healthcare & Housing), 환경정의 강화(Strengthen Environmental Justice) 등의 방향 및 세부 실천계획을 모색하고 있다. 결국 커뮤니티 강화 등을 포함한 건강하고 살기 좋은 주거환경 조성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추세를 감안하면 우리 역시 주거수준 향상과 지속가능한 미래 환경 반영 등을 골자로 한 주거복지 정책 방향을 설정하고 실천에 나서야 한다. 예컨대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와 이웃 간 갈등 해소를 포함한 사회통합적 주거환경 조성을 통해 편안하고 수준 높은 주거생활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적극 물꼬를 터야 한다는 얘기다. 먼저 조화롭고 차별 없는 커뮤니티 조성을 위해 계층, 세대가 서로 어울려 거주하는 소위 소셜 믹스(social mix) 차원에서 탄력성 있는 비율로 주택을 공급하는 게 절대 필요하다. 임대와 분양 중심으로 시행된 현재까지의 소셜믹스는 실패나 다름없다. 이를 구성원 간의 유기적 결합이 되도록 일정 비율로 청년층과 노년 계층이 거주하는 대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임대주택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없애는 것 역시 중요하다. 영국의 '주택을 보지 말고 사람을 봐라(See the person)' 캠페인은 좋은 사례다.
아울러 공동주택 생활을 위한 기본 교육과 문화 확산을 우선으로 시도해야 한다. 어렸을 때부터 예의범절을 익히지 않으면 이웃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문화가 형성되기 어렵다. 따라서 교육을 단계적으로 실시할 가칭 '주거생활 교육 및 문화진흥원' 등을 설립하고 체계적인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이와 함께 사회통합적 주거복지 정책 수립에 갈등관리 기구설립과 운영 등에 관한 분야도 필요하다. 관리주체와 분쟁조정 기구가 실질적으로 조정하여 해결할 수 있도록 역할을 강화하고 입주민 자율 중재 기능을 강화하는 대안이 시급하다. 짓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제대로 살 수 있도록 커뮤니티 프로그램 중심으로 주거복지정책을 전환하는 것이다.
장용동 한국주거복지포럼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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