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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추행’ 휠체어 펜싱 국가대표 전 감독 벌금형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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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임수 기자 | 이도연 인턴 기자

승인 : 2024. 08. 21. 06:00

"뽀뽀나 한번 하자" 말하고 수차례 신체접촉
1심 무죄 선고…"피해자 진술 일관성 부족"
2심 유죄 뒤집혀…"거짓 진술 동기 인정돼"
대법원3
대법원 전경/박성일 기자
경기보조원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휠체어 펜싱 국가대표 전직 감독에게 유죄가 확정됐다. 1심과 2심에서 유·무죄 판단이 엇갈린 가운데 대법원은 피해자의 진술에 모순이 있더라도 진술의 신빙성을 함부로 배척해선 안 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는 감독 재직시절인 2020년 8월 전남 해남군 합숙훈련지 호텔 주차장에서 국가대표팀 경기보조원 B씨의 신체를 수차례 접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수사기관 조사 당시 회식 후 술에 취해 자리를 떠나려는 A씨를 말리는 과정에서 "데이트나 가자. 부탁 하나 하자", "뽀뽀나 한번 하자"는 말을 들었고, A씨가 손바닥으로 엉덩이를 수차례 만졌다고 진술했다.
반면 A씨는 B씨를 추행한 사실이 없고, 설령 신체 접촉이 있었더라도 실랑이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B씨가 성추행 피해 사실을 선수들에게 알린 실제 날짜와 진술서상의 날짜가 다르다는 점 등 진술의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선수 C씨가 'A씨는 B씨를 추행한 적이 없다'는 사실확인서를 제출하고 법정에도 출석해 "B씨와 다른 선수들이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A씨를 성추행범으로 엮어서 감독직에서 내리자'고 말했다"고 증언한 것도 무죄 판단의 근거가 됐다.

하지만 2심은 1심 무죄 판결을 뒤집고 A씨에게 5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2심 재판부는 "B씨 진술 가운데 거짓이 포함돼 있다면 그런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B씨와 선수들이 피해 진술 청취 시기를 바꾼 것은 술을 마신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면 징계받을 것을 우려해 나눈 말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C씨가 제출한 사실확인서의 경우 A씨가 초안을 제공했고, B씨의 무고 혐의 수사 과정에서 경찰관에게 "A씨가 무서워서 사실과 다른 내용을 진술서로 작성했다"고 밝힌 점 등을 근거로 배척했다. 또 B씨와 선수들이 나눈 카카오톡 대화의 경우 A씨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뿐, 성추행 사실을 거짓으로 꾸며내자는 내용은 아니라고 봤다.

대법원도 이러한 2심 판단이 옳다고 보고 A씨가 제기한 상고를 기각했다.
김임수 기자
이도연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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