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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의정협의체 작동 여부 주목···전공의·환자 없이는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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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영 기자

승인 : 2024. 10. 23. 17:07

의료공백 핵심 전공의·의대생 "불참"
대한의학회·의대협회 이어 전의교협 등 참여 논의
중증환자들 "피해자 배제한 협의체 안 돼"
응급실로 이송되는 환자<YONHAP NO-4115>
23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로 환자가 이송되고 있다. /사진=연합
의료대란을 해결하기 위한 여야의정협의체에 일부 의료계 단체가 참여하기로 했지만 의료공백 사태 핵심인 전공의와 의대생 단체가 불참을 선언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피해 당사자인 환자들이 협의체에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이날 저녁 여야의정협의체 참여 여부를 논의한다. 전날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의대협회)는 여야의정협의체 참여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내년 의과대학 증원에 반발하며 여야의정협의체에 불참해 온 일부 의사 단체들이 태도를 바꾼 것은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2025학년도 의대증원, 의대생 휴학 허용,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 독립성 훼손 입법 등에 정치적 목소리를 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교육부는 의료대란이 발생한 지금처럼 학사 운영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하는 경우, 의평원이 불인증 하기 전 의대에 1년 이상 보완 기간을 주고, 평가·인증 기준을 바꿀 때 교육부 사전 심의를 거치는 내용의 고등교육기관 평가·인증 등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에 의평원과 의대 교수들은 정부가 의평원 인증을 무력화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내년 의대에서는 정부 방침에 따라 늘어난 정원과 올해 휴학생들이 복귀할 경우 기존 인원 두 배가 넘는 7500여명이 같은 학년으로 교육 받는다. 이에 의평원이 불인증 평가해도 개정안이 시행되면 1년 보완기간을 법으로 보장해 정부 구상대로 교육을 강행할 수 있다.
전의교협 관계자는 "의정갈등에 따른 환자 피해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고 정부가 의평원을 무력화하는 것을 여야의정협의체를 통해 막아야 할 필요성이 있어 참여 여부를 논의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의사 단체들이 여야의정협의체에 참여해도 1만여명 사직 전공의와 의대생 단체가 참여하지 않으면 의료공백 해소는 기대하기 어렵다.

전날 대한의학회가 협의체 참여 의사를 밝히자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과 의대생 대표들은 참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냈다. 박 비대위원장은 페이스북에 "허울뿐인 협의체에 참여할 의향 없다"고 했다. 이 입장문에는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 손정호, 김서영, 조주신 비상대책위원장 이름도 같이 올렸다.

전의교협 관계자는 "사직 전공의들의 여야의정협의체 참여를 우리가 설득할 입장이 아니"라며 "이들 결정이 중요하다"고 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도 "대한의학회와 의대협회는 상급종합병원들 시스템 왜곡이 정부의 일방적 주도로 진행되는 상황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입장에 공감한다"면서도 "의협은 현시점에서는 협의체 참여가 어려움을 전한다"고 했다.

또한 대한의학회와 의대협회, 전의교협 모두 정부가 강행하기로 결정한 내년 의대 증원을 여야의정협의체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의학회와 의대협회는 의대생 휴학 허용, 의평원 독립성 보장, 의료개혁특별위원회 투명성 확보도 요구하고 있다.

8개월 넘게 이어지는 의료공백 피해 당사자인 환자들이 협의체 참여에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대표는 "이 사태의 가장 피해자이고 지금도 생명을 위협받는 환자들을 배제한 협의체를 출범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정치권이 환자를 빼고 협의체를 발족하는 것에 중증질환연합회는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

전공의 단체가 빠진 것에 대해서도 김 대표는 "의협과 전공의 빠진 의료계 참여는 반쪽짜리 협의체일뿐 아니라 협의체에서 결정된 사안을 참여하지 않은 의료계 단체들은 만족스럽지 못한 논의 결과를 거부할 것이 분명한데 현 상황에서 무엇이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며 "여야는 전공의가 없는 이 사태 심각성이나 진지한 고민이 부족함을 여실히 드러냈다. 의협과 전공의 단체도 협의체에 참여해 진지한 의견과 논의에 임하라"고 비판했다.
이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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