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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우크라에 무기 지원 전면 중단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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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극 기자

승인 : 2025. 03. 04. 08:55

"우크라 종전 의지 보일때까지 지원 중단"
트럼프-젤렌스키 백악관 설전 직후 첫 조치
백악관 회의에서 비축 무기 공급 등 동결
Trum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루스벨트 룸에서 연설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모든 군사 지원을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현재 진행 중인 모든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보류할 방침이라고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어 해당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지도부가 평화 정착을 위한 성실한 의지를 보일 때까지 군사 지원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고 했다.

이는 지난달 28일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백악관 공개 회의에서 격렬한 설전을 벌인 이후 내려진 조치다. 이날 회의에서 우크라이나와 미국은 광물 협정에 대한 기본 합의서를 체결할 예정이었으나, 결국 서명식과 예정된 기자회견은 취소됐다. 그러나 회의 직후부터 미국의 비축 무기 우크라이나 지원을 중단하는 방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의 우크라이나 종전 구상을 젤렌스키 대통령이 수용하도록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터넷 전문매체 악시오스(AXIOS)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J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 등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해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중단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월 말 이스라엘과 이집트를 제외한 모든 외국 원조를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주요 무기 공급망 차단이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백악관 회담에서 공개 설전을 벌인 직후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를 중단할 계획이냐는 질문을 받자 "어떻게 될지 두고 보자.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라고 답했다. 그는 또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추진 중인 광물 협정이 젤렌스키 대통령이 요구한 직접적인 방위 보장 없이도 우크라이나에 추가적인 안보를 제공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또 이날 오전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전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발언한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이는 젤렌스키가 할 수 있는 최악의 발언이며, 미국은 더는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외국 원조 금지 조치에서 우크라이나를 제외하는 면제 조항을 승인했으나, 국제개발처(USAID) 피터 마로코 부행정관이 국방부에 해당 지원을 승인하는 공식 서한을 보내지 않고 있어 국무부가 관리하는 '해외 군사 금융(FMF)' 프로그램을 통한 우크라이나의 신규 무기 계약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고 WSJ은 전했다. FMF는 특정 국가가 미국 방산업체로부터 무기를 구매할 수 있도록 보조금과 대출을 제공하는 제도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FMF 외에도 국방부가 직접 무기를 구매해 제공하는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이니셔티브(USAI)'가 있으나, 이 프로그램의 자금은 이미 소진됐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지원 방식은 국방부가 보유한 무기를 직접 우크라이나로 이전할 수 있는 '대통령 긴급 무기 지원 권한'(PDA)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임기 말 대량의 무기 지원을 승인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새로운 군사 지원이 없이도 현재 러시아와 싸울 수 있는 무기를 올해 중반까지는 확보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WSJ은 분석했다. 그러나 악시오스는 바이든 행정부에서 승인된 수십억 달러 상당의 군사 장비가 아직 배송 과정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이런 군사 지원의 일부는 아직 인도되지 않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CSIS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군사 지원 패키지를 발표한 후 실제 배송 완료까지는 평균 8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에 바이든 행정부 마지막 해에 약속된 상당수의 무기가 아직 우크라이나에 도착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기존 미군 재고가 아닌 방산업체를 통한 신규 생산 무기의 경우 배송까지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

미국의 지원 중단이 지속될 경우, 우크라이나는 첨단 방공 시스템, 지대지 탄도미사일, 내비게이션 시스템, 장거리 로켓포 등 정밀 무기의 공급을 잃게 된다. 특히 미군 전술미사일 시스템에이태큼스(ATACMS)와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인 하이마스(HIMARS) 등이 소진되면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공격 능력과 후방 방어 능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군사 장비의 약 55%를 자체적으로 생산하거나 조달하며, 미국과 유럽이 각각 20%와 25%를 공급하고 있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659억 달러(약 87조 원)의 군사 지원을 제공했다. 군사 지원 외에도 인도적 및 금융 지원을 포함한 총 지원 규모는 2022년 이후 1742억 달러(약 230조 원)에 달한다.

또 우크라이나군은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제공하는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 시스템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지난해 기준 4만2000개의 스타링크 단말기가 운용 중이다.

최효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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